앵커: 약 20년 뒤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2배 가량 늘어날 수 있고 북한이 핵 공격을 가할 경우 한국 군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국방연구원과 중앙일보가 13일 서울에서 공동 주최한 ‘디펜스 2040 도전과 청사진’ 콘퍼런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미래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2040년 지금의 최대 2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북한이 플루토늄 전량을 핵분열탄 제조에 사용하고 고농축우라늄을 각각 핵분열탄과 수소폭탄 제조에 절반씩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조 위원장은 또 북한이 한국군 군사기지를 겨냥해 핵 공격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 위원장은 “해공군 부대는 무기와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고 지휘통신도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 위원장은 “육군 부대는 해공군 부대에 비해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핵 폭발 이후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작전 지속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기존 3축 체계를 업그레이드한 ‘확장된 3축체계(Extended 3K)’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확장된 3축체계는 기존 3축 체계보다 대응시간을 앞당기고 대응수단을 다변화하며 사후 재정비 개념을 더한 것으로 ‘비포 킬체인-킬체인-확장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피해복구’로 구성돼 있습니다.
‘비포 킬체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발사 1시간 전, 북한 미사일 발사대 등이 숨어있는 갱도를 드론, 미사일 등을 통해 공격하는 개념입니다.
‘확장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는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상승단계에서 해킹, 주파수 교란 등 사이버공격을 가하고 중단단계에서는 미사일 유도장치를 겨냥해 전자파 공격을 가하는 것 등을 포함합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2020년대 후반 혹은 2030년대까지 2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을 보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양 위원은 “중국 등이 과연 북한이 그렇게 많은 핵을 보유하도록 좌시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 위원은 “북한이 7차 핵실험 등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핵탄두 양산체제에 접어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 (2020년대 후반 혹은 2030년대까지) 물질 양 같은 경우는 충분히 2~300개 이상을 만들 수 있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중국 같은 국가들이 북한이 그렇게 많은 핵을 보유하도록 좌시할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이죠. 만약 7차 핵실험을 통해서 소형화되고 경량화된 전술핵탄두(기술)가 확정된다면 그렇다면 당연히 숫자는 거의 100개 정도 이르는 본격적인 핵탄두 양산체제에 접어든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조 위원장의 예측보다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의 원심분리기 기술 발전ㆍ추가 배치 가능성을 염두한다면 추정치는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2040년까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2배 늘어난다는 것은 너무 보수적인 추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조남훈 위원장이) 고농축 우라늄의 생산량을 현재 북한이 보여줬던 P2 원심분리기만 기준으로 하고 계산한 것 같은데 소재나 기술만 뒷받침이 되면 북한이 상당히 더 성능이 좋은 원심분리기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이 원심분리기 생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원심분리기를 여러 곳에 추가적으로 배치한다면 마음을 먹으면 (2040년까지) 18년 정도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2배라고 한정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위원은 12일 ‘한반도 정세 진단 및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 정책포럼에서는 “북한이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해온) 탄소섬유로 원심분리기 로터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약 5배 성능이 높아지며 길이를 늘여 고도화하면 10~20배 생산능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4월 미국 국방분야 싱크탱크인 랜드(RAND) 연구소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은 공동 연구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현재 116개 이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최대 242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