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RUSI 연구원 “북 핵무기 개발속도 제재로 더뎌져”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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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터뷰] RUSI 연구원 “북 핵무기 개발속도 제재로 더뎌져”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연합뉴스

앵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크리스티나 배리알리(Cristina Varriale) 핵확산 정책 담당 연구원은 지속되는 대북제재 완화 논쟁에 대해 완화가 아닌 실행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해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배리알리 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서울을 방문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공은 북한에 있다면서 전제조건 없이 미국은 대북외교에 열려있다고 말했는데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여파인지 북한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배리알리 연구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잠재적으로 제한하고 안보 문제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할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신뢰와 관계 개선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응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인 기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협상이 시작 돼도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그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북한이 동의한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는 겁니다. 북한이 잠재적으로 4년마다 미국 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국내 상황을 고려할 필요도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는 등 제한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어떤 장소에서든 평양의 관리들이 미국 관리들과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겁니다. 예를 들어 뉴욕 유엔 본부나 유럽의 외교 공관에서 자리를 만들 수 있겠지만, 관리들의 충분치 않은 권위 때문에 영양가가 없거나 일반적일 논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일단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를 풀고 국제적으로 관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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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핵확산 정책 담당 연구원 크리스티나 배리알리(Cristina Varriale)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화상인터뷰 캡쳐


기자: 북한은 여전히 미국이 이른바 ‘적대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정책’의 정의는 뭐라고 보십니까?

배리알리 연구원: 미국이 적대정책을 유지한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은 이를 미국에 대한 일종의 선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상황에 따라, 그리고 북한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북한이 적대정책으로 지목하는 것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를 포함해 동아시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 역내 파트너이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 함께 하는 합동훈련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장에 즉시 나오지 않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북한은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북한이 한미 양국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을 추진 중인데 이 선언이 비핵화 협상 등 대화재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십니까?

배리알리 연구원: 잠재적으로 종전선언이 외교 협상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종이에 서명하는 것이고 (외교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종전선언으로 인해 북한, 한국 또는 미국의 즉각적인 위협 인식과 안보 우려, 한반도의 군사 관련 상황이 바뀌진 않을 겁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전선언은 확실히 대화와 외교의 한 측면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보 상황을 크게 개선하지 않을 것이며 실제로 해결해야 할 훨씬 더 크고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기자: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내 열악한 인도적 상황을 거론하며 유엔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고 있는데 제재 완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배리알리 연구원: 부분적 제재 완화든 특정 제재결의의 철회든, 이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특히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직면한 문제는 북한의 국경 폐쇄 때문입니다. 제재는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지 않으며, 제재는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제재로 인해 대북지원이 더 어려워진 것은 맞지만 문제는 제재 규정 자체가 아니라 제재가 실행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는 조항 등을 통해 제재이행 방식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도 인도적 지원 활동의 제한을 초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북한 내 지원 물품들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제재를 전적으로 비난하고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큰 맥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재가 없었다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을 겁니다.

기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대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배리알리 연구원: 현재 문제 중 하나는 북한 내 운영 중인 유럽국가 대사관이 없다는 겁니다. 북한과의 외교를 위해 점진적인 접근법을 장려합니다.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구축하고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 스웨덴(스웨리예), 독일, 영국 등 평양에 있는 유럽 공관들이 비중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흥미로운 보고서를 작성 중인데 비전통적인 안보 문제 즉 북한의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와 같은 문제가 광범위한 평화 및 안보, 그리고 비핵화와 서로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 중요한 대북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핵확산 정책 담당 연구원 크리스티나 배리알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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