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북한이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해 비공식 외교 소통창구인 이른바 '뉴욕채널' 등을 통해 물밑접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이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북한이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밝힌 가운데, 뉴욕 주재 유엔 대표부에서 미북 양측이 서로 접촉할 지, 중국이 미북 간 중재에 나설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5일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블링컨 장관은 5일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5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후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밝혔듯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의 목표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아울러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는 5일 미국이 북한 측에 외교적 관여 기회를 잡기 바란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미북 간 대화를 중재할 지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관련 기구들의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비영리 독립조직 '안보리 리포트'(SCR·Security Council Report)는 최근 '5월 전망 보고서 - 북한'(May 2021 Monthly Forecast-North Korea)을 통해 미북 간 외교적 접촉을 활성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안보리가 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은 주요 미북 양국을 포함한 이해 당사국 간 비공식, 공식 대화를 소집하는 것이며, 회담재개 노력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의 외교 회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t present, the DPRK has shown no interest in engaging in diplomatic talks with either the US or the Republic of Korea.)
실제 앞서 국무부 대변인실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외교채널, 즉 외교를 위한 소통 창구를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답변은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난 3일 중국 측의 요구에 대한 논평 요청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국무부 측은 구체적으로 "북한은 외교에 개방적 태도를 취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1 년이 넘도록 북한의 외교 채널, 즉 소통창구는 침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북한에 대한 양보 차원에서 첫 조치를 취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면서, '뉴욕채널' 등을 통한 양국 간 물밑접촉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조만간 미국과 접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현재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완화 및 예방과 중국과의 무역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Right now, North Korea is still focused on COVID-19 mitigation and prevention as well as most likely reopening trade with China.)
특히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금 당장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는 나서지 않겠지만,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고려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과 같은 도발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와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게 있어 미국과의 접촉을 재개할 수 있는 문은 늘 약간 열려 있지만, 김정은 총비서의 조건에 맞춰 대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새 바이든 행정부는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궁극적인 목표로 세웠고,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징후를 북한 측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김 총비서는 현재 미국과의 대화가 유익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총비서가 조건이 맞는다고 생각해야지만, 미국과의 협상에 응할 것"이라며 "북한은 회담의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바이든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완화할 권한이 없다면서,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제재 완화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완화도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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