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노병·상이군인에 식량주며 "김정은에 충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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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김일성 생일(4/15)을 맞아 전쟁노병(6.25 참전군인)들과 영예군인(상이군인)들에게 수입 쌀과 기초식품을 공급하고김정은 총비서를 끝까지 모시고 따르겠다는 충성맹세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13일“어제 신의주에서는 태양절(4/15)을 맞으며 전쟁노병과 영예군인들에게 일인당보름 분의 식량과 설탕 500그램, 콩기름 한 병 등 기초 식품을 공급하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원수님의 배려라며 특별 공급된 식량과 기초 식품은 사실 국가 공급이 아니라 도 무역국에서 자체 비용으로 중국 단동-의주 간 열차화물편으로 수입한 비상물자의 일부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열차무역이 활발하다며 태양절 맞아 평양을 비롯한 국가 공로자들에게 공급할 명절물자, 즉 기초식품이 유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일성생일 110돌을 맞아 중앙에서는 각 지방정부에 전쟁노병 등 국가공로자들에게 식량과 기초 식품을 반드시 공급하라는 지시만 하달하고 단동-의주 간 화물열차 빵통(화물칸)을 배정해주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열차 화물칸 하나에 실을 수 있는 물량은 60톤이라면서, 예를 들어 신의주 지역에서 화물열차 하나만 배정받아도 4월 15일 공급할 식량과 설탕, 기름 수입은 넉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1개 시에 영예군인과 전쟁노병은 대부분 100~300명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당국은 문화회관에서 전쟁노병과 영예군인들에게 김정은의 선물이라며 수입산 식량과 기초 식품을 수여하는 행사를 한 시간 나마 진행하면서 (김정은에)충성맹세를 다짐할 것을 강제해 거동이 불편한 행사참가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어제 성천군에서는 군당 위원회가 직접 전쟁노병과 영예군인들을 회관에 집합시키고 김일성생일 110돌 기념 명절 물자를 특별 공급하는 행사를 한 시간 남짓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약 200명의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게 당의 배려라며 특별 공급된 명절물자는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한 쌀 보름 분과 설탕 500그램, 콩기름 1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날 군당간부는 태양절 맞으며 특별 공급되는 식량과 기초식품은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다했던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최고존엄의 숭고한 뜻이라고 역설하면서 이에 충성으로 보답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도록 강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은 당의 배려라며 특별 공급된 식량과 기초 식품이 지방정부 자체로 자금을 마련해 중국에서 수입되었음을 잘 알고 있는데, 당국이 생색내기로 거동이 불편한 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게 김정은에 충성맹세를 강요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해마다 김일성생일을 비롯한 국가명절에 전쟁노병들과 영예군인들에게 옥수수를 3일~15일 분 정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김일성생일 110돌 정주년임을 감안해 쌀과 기초 식품을 김정은의 배려라며 특별 공급했으나 선물 자금은 지방정부를 쥐어짜 마련한 것이라고 주민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