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9.9 정권수립일 맞아 또 열병식 개최 예정
2023.08.16
앵커: 북한 당국이 오는 9월 9일 공화국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이미 군생활을 마친 대학생 등 민간인을 동원한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열병식 참석 인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확대회의를 통해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경축하는 민간무력열병식을 개최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중앙에서 전국의 각 도당위원회에 참가대상자 선발기준을 하달하고 집중연습을 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오늘 9.9절 열병식에 참가할 대학생들이 평양으로 출발했다”면서 “그들은 8월 초부터 청진시 포항광장(태양광장)에서 집중훈련을 하다가 종합훈련을 위해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에 도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각 대학들에서 9.9절경축 민간열병식 참가자들을 선발했다”면서 “중앙에서 정한 선발기준에 맞춰 대학생 중에서 노동당에 입당한 제대군인으로, 키 170cm이상의 청년대학생들로 선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각 도별로 지정된 열병종대에는 1횡대(12명), 24줄로 288명이 참가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종대를 지휘하는 종대장(지휘관)과 부종대장(부지휘관), 기수, 기수 호위수 2명과 보장조(예비인원)까지 포함해 약 350여명이 선발되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하지만 도내 대학들에서 열병식 참가자 350여명을 선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대학생이어도 군복무 만기(10년)제대군인이 아니거나 노동당원이 아니면 제외됐고 키는 170cm 이상이라고 3가지 선발원칙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열병식 종대별 대오의 앞줄에는 173 cm 의 키 큰 대학생들을 내세우고 다음 줄부터 172~170센티의 인원을 배치했다”면서 “이에 일반 주민들 속에서는 갓 7월에 전승절(7.27) 열병식을 했는데 또 9.9절 경축 열병식을 벌인다며 비난여론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오늘(14일) 도내 대학들에서 선발된 대학생들이 평양으로 출발했다”면서 “도별로 연습한 열병식 분열행진을 종합하기 위해 집결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중앙에서는 현재 대학에 다니는 청년제대군인이며 당원, 또 키(170cm 이상)를 충족하는 대상으로 참가대상을 선발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도내의 대학들에서 선발규정에 맞는 인원을 다 충족하지 못하게 되자 도당위원회가 대학을 졸업하고 공장 기업소에 배치된 청년들까지 선발대상을 확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고된 훈련을 마치고 9.9절 열병식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으로 출발하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지친 모습이었다”면서 “열병식 참가자라는 최소한의 자긍심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고 마지못해 끌려가는 모습들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월 8일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 이어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 열병식, 그리고 40여일만에 또 9월 9일 공화국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