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RFA 10대 뉴스④] 김정은의 ‘반미연대’ 노림수 시진핑-푸틴과 정상회담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9.12.24
kim_putin_toast_b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건배를 하고 있다.
AP PHOTO

앵커: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네 번째 시간은 목용재 기자와 함께 김정은의 ‘반미연대’ 노림수, 시진핑-푸틴과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 해 봅니다. 목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한 자료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HEADLINE CUT>>

앵커: 미북 비핵화 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많은 공을 기울였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올해 북중관계는 2차 미북 정상회담과 스톡홀름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을 계기로 한층 더 강화됐다고 보는 분석이 많습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당시부터 미국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4월과 6월 잇달아 북중,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공조체제를 강화하려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길’도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든든한 지원 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말 들어보시죠.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개인적으로는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돈독한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기정 사실화시키려하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핵무기 생산 활동과 실험을 지속해 대북제재에 맞서겠다고 하는 것이죠. 대북제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추가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상당이 큽니다.

앵커: 북한으로서는 하노이 미북 비핵화 협상 결렬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는 얘기군요. 그렇다면 먼저 올해 북중관계부터 정리해볼까요? 올해도 북중 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열렸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중 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최근 2년 여 동안 다섯 차례나 열렸는데요. 올해는 지난 1월과 6월 각각 베이징과 평양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지난 1월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협상 전략을 구상하는 차원에서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 정상과의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정상과 이와 관련한 전략을 논의하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의 분석 들어보시죠.

신상진 광운대 교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대미) 협상 지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북한의 협력, 동맹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6월에 열린 북중 정상회담의 경우 중국 정상이 14년만에 방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었죠? 지난 1월에 열렸던 회담과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6월의 북중 정상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에 응하면서 열렸습니다. 북중수교 70주년이기도 했고요.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열려 더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6월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에 3차 회담 개최와 관련한 용단을 촉구하는 외교 공세의 일환”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1월에 열린 북중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의 협상 전략을 구상하는 차원에서, 6월에 열린 정상회담은 중국을 매개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하면서도 미북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열렸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PROMO CLIP>

앵커: 올해 북러관계도 상당히 주목받았었죠.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회담은 지난 4월에 열렸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 간의 회담 이후 8년여 만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로는 처음인데요. 북러 정상이 어떤 논의를 벌였는지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한반도와 지역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양국은 전략적으로 지역 정세와 안정을 도모하고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해 나가는 데에서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회담에서 충분히 상세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반도 상황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북러 정상은 양국 간의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정부 고위급 회담인 전략대화도 개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에 따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11월 러시아를 방문해 제1차 전략대화가 개최됐습니다.

앵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단독 기자회견을 가졌었죠. 주요 내용이 무엇이었나요?

기자: 당시 푸틴 대통령의 주요 발언은 북한의 체제를 안전하게 보장해야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논의할 틀로 북핵 6자 회담도 거론했습니다. 결국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겁니다. 러시아 내의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차분하고 대결적이지 않은 해결책이 있다”, “인권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논의했다”라는 등의 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결국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준 셈입니다.

앵커: 연말이 다가올 수록 북중, 북러 간의 관계가 강화되는 느낌입니다. 실제 북중, 북러 간 교류가 상당히 활성화됐죠?

기자: 올 한해 북중 교류는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상당히 활발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시 주석이 방북을 했다는 점이 가장 주목 받았죠.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북중 간 당, 정부 차원의 교류는 36회, 중국 대표단의 방북은 6회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대표단의 경우 30차례에 걸쳐 방중했습니다. 북중 교류가 평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러도 전략대화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고위급 인사들 간의 잦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특히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1월 러시아를 방문해 제1차 북러 전략대화에 참석하고 외무성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러시아 국방부까지 방문해 북러 간 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앵커: 이런 영향 때문일까요? 최근 북한으로서는 기분이 좋을만한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 초안을 유엔 회원국들에 회람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사실만 본다면 북중, 북러 공조가 상당히 공고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는 대북 금수 품목의 일부 해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지만 이렇게 정식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이 대북제재 유지, 혹은 강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 같은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은 앞으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2020년에도 북중, 북러관계가 밀접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2018년 전까지 북중, 북러관계가 좋지 않았던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하면 향후 북중, 북러 관계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전망 들어보시죠.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020년 북중은 지속적인 관계 발전을 추구하겠지만 그럼에도 몇가지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나는 김 위원장이 심각한 도발을 재개하면 중국으로서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할 것이냐, 어렵게 회복한 북중관계를 유지할 것이냐라는 갈림길에 서는 것이죠.

결국 북한이 고강도 도발만 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제재를 완만하게 회피하는 방안을 북한에 제시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목용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앵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19년 10대 뉴스 4편 김정은의 ‘반미연대’ 노림수, 시진핑-푸틴과 정상회담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김정은 타도” 반북단체,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편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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