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자동보총 끈 만들어 바치라”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08.02
북 당국 “자동보총 끈 만들어 바치라” 압록강 강둑에서 소총을 메고 있는 북한 병사
/연합뉴스

앵커: 최근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던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천으로 된 총끈을 만들어 바칠 것을 지시했습니다북한 내부소식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불과 며칠 전 7.27전승절을 기념한다며 대대적인 열병식을 벌인 북한 당국이 자동보총 끈을 주민들에게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지시는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각 도당위원회에 전달하였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회의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1 “지난 29일 청진시 청암구역의 각 인민반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민군대를 지원할 데 대한 회의를 소집했다”면서 “이번 지원품은 총끈을 만들어 바치라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인민군대의 총(자동보총)끈이 낡아서 교체해야 한다며 세대당 총끈 하나씩 바칠 것을 지시했다”면서 “국방색(그린천을 누벼서 만든 총끈의 규격은 길이 120센티미터너비() 4센티미터”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에서는 ‘군대지원을 하다가 총끈을 바치라는 지시를 받기는 처음’이라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면서 “자동보총의 끈도 해결하지 못해 주민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인민군대의 비참한 실정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그런데 바로 이틀 전에 평양에서 7.27 전승절 열병식이 거행된 후여서 이 지시는 더 큰 충격이 되었다”면서 “세계가 보란 듯이 각종 무기를 자랑한 당국이 총끈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니 이게 세상이 웃을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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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주민들이 만들어 당국에 바치는 국방색 천으로 된 총끈. /RFA PHOTO

 

그러면서 “총끈을 바치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다음날부터 장마당에 총끈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재봉기(미싱)가 있어도 돈벌이를 할 수 없었던 주민들이 밤새 총끈을 만들어 개당 내화 2천원(미화 0.25달러)씩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 “요즘 들어 장마당에서 잘 팔리는 품목이 총끈”이라면서 “인민군대의 총끈이 낡아서 바치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총끈 장사꾼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양강도 내 여맹조직들에 인민군대 지원으로 총끈을 만들어 바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군복색(그린)으로 된 천을 배낭끈처럼 누벼서 만드는데 총끈의 규격은 길이 1미터 20센티폭이 4센티미터로 지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달 말까지 총끈을 바치라는 지시가 하달되자 집에 재봉기(미싱)가 없는 주민들은 할 수 없이 주변에 부탁하거나 장마당에서 사서 바쳐야 한다”면서 “총끈 1개당 내화 2천원(0.25달러)에 구입해야 하는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자동보총의 끈도 해결하지 못하는 당국이 7.27 열병식은 왜 벌이고 있냐며 비난하고 있다”면서 “열병식을 벌이는 자금으로 총끈을 해결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돈벌이를 위해 개인이 만든 총끈이 얼마나 든든하겠냐”면서 “조국해방의 종국적 승리를 위해 남조선괴뢰군을 단방에 쳐 물리친다고 허세를 떠는 당국이 총끈도 없이 어떻게 전쟁을 치루겠냐며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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