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그리피스, 대북제재위반 혐의 명백”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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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그리피스, 대북제재위반 혐의 명백”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
/Photo courtesy of Flickr-Joe Hall

앵커: 미국 법원은 북한에 암호화폐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가 최근 재판부에 제기한 대북제재위반 혐의에 대한 ‘소송 각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일 미 뉴욕남부 연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케빈 카스텔(P. Kevin Castel) 판사는 지난달 27일 명령문(Opinion and Order)에서 버질 그리피스가 지난해 10월 제기했던 대북제재위반 혐의에 대한 ‘소송 각하 요청’(Motion to Dismiss)을 기각했습니다.

카스텔 판사는 명령문에서 지난 2019년 4월 그리피스는 국무부의 승인없이 북한 평양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함에 따라 미국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위반했다는 연방 검찰의 기소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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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케빈 카스텔 판사는 지난달 27일 명령문에서 버질 그리피스가 지난해 10월 제기했던 대북제재위반 혐의에 대한 ‘소송 각하 요청을 기각했다. /RFA Photo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은 미국 재무부가 주도한 제재법으로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에 상품, 서비스 또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 법을 위반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어 카스텔 판사는 그리피스 변호인단이 언론, 출판 등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 헌법 제1조에 따라 ‘소송 각하 요청’을 제기했지만, 연방 검찰의 대북제재 위반 혐의에 대한 그리피스의 기소는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스텔 판사는 그리피스가 북한으로부터 강연비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대북제재위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강연비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연방 검찰의 기소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리피스가 북한으로부터 보상을 받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북한에서 강연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에 근거한 연방 검찰의 국제비상경제권법에 따른 기소는 적합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그리피스는 지난 2019년 4월 국무부의 승인없이 북한 평양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했다가 지난 2019년 11월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고, 현재는 불구속 상태인 그리피스의 변호인단과 연방 검찰은 대북제재위반 혐의와 관련해 법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리피스의 ‘소송 각하 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그리피스의 재판은 연방 검찰과 재판부 등과의 ‘컨퍼런스’를 거치고, 배심원단 평결 후 늦어도 올해 안에 판사의 최종 선고가 내려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카스텔 판사는 그리피스에 대한 ‘컨퍼런스’를 오는 11일 오전 11시에 개최한다고 명령했습니다.

‘컨퍼런스(conference)’는 피고, 원고 양 당사자들이 모여 동의하는 것과 동의하지 않는 사안을 확인하는 절차로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판사가 그리피스의 대북제재 혐의에 대한 ‘소송 각하 요청’을 기각한 사실은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그리피스가 출국금지 조치를 위반해 북한을 방문했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북한에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피스가 북한에서 가상화폐 관련 강의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결과적으로 유죄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리피스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려는 북한을 도우러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피스가 평양 강연의 내용이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변론했지만, 재판부는 그리피스의 강연이 북한 지도부를 돕고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등에 이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앞으로 배심원단에 의해 그리피스의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에 대한 기술적 지원도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의 법률 전문매체인 ‘로360’(Law360)도 최근 이번 기각 결정에 가상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Ethereum) 개발자 그리피스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자금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이전도 대북제재위반 혐의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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