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교국들, 미북외교 조력자 가능”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1.03.10
“북 수교국들, 미북외교 조력자 가능” 사진은 지난 2009년 태국에 억류된 북한 미사일 적재 수송기 내부 모습.
/연합뉴스

앵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과 오랫동안 우호 관계를 맺어온 동남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이 향후 미북 간 외교에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는 10일 북한과 중동, 동남아, 동유럽 국가들 간 관계를 되짚어 보고, 그 영향과 중요성에 대해 토론하는 온라인 화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제니 타운(Jenny Town)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과 역사적으로 오랜 수교관계를 맺은 이들 국가들이 북한과 대화 재개 등 미북 간 외교적 관여를 위한 협력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타운 연구원: 오늘 북한과 6자회담 외 국가들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들과의 협력이 주는 잠재적 이익이 6 자회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얻는 것보다 작을 수 있지만 북한과 공유하는 가치, 유사점 등을 기반으로 한 이들 국가들은 단기적 협력을 제공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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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슨 센터가 10일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브뤼셀 자유대학의 파르도 한국석좌가 북한과 동유럽 국가들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상회의 캡쳐


이날 토론에 참석한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의 후추핑(Hoo Chiew-Ping) 교수는 북한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계는 상호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독재정권 간 연대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후 교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이후 동남아 국가들과 북한 간 대외활동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최근 말레이시아 당국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말레이시아 거주 북한인을 미 연방수사국(FBI)에 송환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하면서 북한과 우호관계를 가진 동남아 국가들 역시 대북제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후 교수는 그러나 평양 주재 동남아 국가 대사관들로 형성된 아세안위원회(ASEAN Committee)를 중심으로 대북 사회·문화 교류, 인도주의 지원활동 등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이 여전히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후 교수에 따르면 특히 코로나 19(코로나 비루스) 발생 전까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의 비영리단체들은 북한에서 농업지원사업, 식량 지원 등을 해왔습니다.

그는 이러한 인도주의 지원과 문화 교류를 통한 동남아 국가들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을 발판으로 향후 북한과의 대화재개 등 외교관계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Ramon Pacheco Pardo) 한국석좌는 사회주의 배경을 공유하면서 오랫동안 양국 수교관계를 맺어온 폴란드(뽈스까)와 체 코,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의 일원으로서 향후 유럽과 북한 간, 나아가 미북 간 정치적 대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파르도 석좌 역시 한때 500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했던 폴란드가 대북제재 이행을 위해 노동자들을 모두 송환하는 등 북한과 동유럽 국가 간 경제협력 관계가 크게 변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스라엘 바르일란대학교의 알론 레프코위츠(Alon Levkowitz) 교수는 북한과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의 경우 중동지역 전쟁이 늘어나고, 미국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북한과의 무기 거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제재로 북한의 자금줄이 차단된 상황에서 미사일 장비 하나당 2~3백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교수: 북한은 이제 장거리 미사일 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북한은 일단 이러한 무기들의 개발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구매를 원하는 나라들에 팔기를 원하고, 그러한 나라들이 중동에 있습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대북제재 시행 이후 지금까지 북한 당국과 연결된 이란 내 북한회사들이 상호명을 변경해가며 이란과 무기 거래 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전문가단 보고서에서 북한의 무기수출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가 이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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