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두 국가론’ 놓고 “공세적” vs “수세적”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02.01
전문가, 북 ‘두 국가론’ 놓고 “공세적” vs “수세적”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1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두 국가 관계 선언과 한반도 군사 위기’ 토론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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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두 국가론을 제시하는 등 대남정책을 전환한 데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평화외교포럼과 북한대학원대학교,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1일 국회에서 개최한북한의 두 국가 관계 선언과 한반도 군사 위기토론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말 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을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유사시 남조선 영토평정을 위한 대사변을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헌법에 전쟁시 한국을 완전 점령ㆍ평정ㆍ수복해 편입하는 문제를 반영하고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 대단결표현은 삭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대남정책 전환에 대해 다소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발표에 나선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흡수통일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공세적 조건부 전쟁불사론이라고 바라봤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긴밀해진 러시아와의 관계 등을 통해 대북제재를 풀지 않고 한국과 협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바라봤고 지난 당 전원회의에서 인민경제전반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발표도 전부 거짓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단순한 안보 차원을 넘어 경제, 제재 등 국익과 연계시키며 강경한 군사대결 원칙을 견지한다며 핵무기를 활용한 대외위협은 더욱 잦아지고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러 관계 등을 통해 자력갱생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북한이 남쪽하고의 지원, 협력을 받지 않더라도 미국과의 제재를 풀지 않더라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2023년에 가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공세적 조건부 전쟁 불사론이라고 분석합니다.

 

토론에 나선 김갑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공세적인 조치가 주인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초강경 대남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이른바 신냉전 대립구도 아래 대북제재가 무력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과정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정면돌파전을 선포한 북한의 목표는핵 대국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 한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갖고 미국을 압박해 핵보유를 인정 받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또핵 대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이제 자신들의 안보를 미국에게만 보장 받는 것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에게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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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나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RFA PHOTO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북한의 이번 대남노선 전환은 체재경쟁에서의 실패를 인정한 수세적 성격이라고 바라봤습니다. 북한이 기존 통일방안인 고려연방제가 실현되면 남북 간 교류로 인해 이른바 한국의괴뢰문화가 유입되는 등 오히려 체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기존 통일방안을 두 국가론으로 대체했다는 설명입니다.

 

박 교수는 또 북한이 한국과대적 관계를 선포하며 한미일 협력에 대응하는 북중러 진영 구축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북한의 대남노선 전환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오는 8월 한미연합연습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핵 작전 시나리오 훈련이 이루어지기로 결정되는 등 한미 확장억제가 강화되며 북한의 핵 능력이 제한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총비서의두 국가론제시로 인해 미수복한 남조선을 회복한다는 기존통일전쟁의 근거가 상실되었고 더 이상 경제난 등의 이유를 분단체제로 돌릴 수도 없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것은 자기 방어적 패배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국력차를 스스로 인정했다는 매우 방어적 성격, 수세적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불리하고 현실성이 없는 민족개념 통일방안을 포기하고 두 국가론으로 대체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지난 16일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 근저에는 체제에 대한 불안감, 대남 자신감 결여, 자유민주주의 체제 흡수 통일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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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의 모습. / RFA PHOTO

 

한편 이날 또 다른 발표자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말 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유사시 남조선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 준비를 언급한 것 등과 관련해 김 총비서가 무력 통일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양 총장은 또 김 총비서가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을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에 대해일방적, 반민족적, 반평화적, 반통일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한국 측과 한 번의 논의 없이(일방적), 반만 년의 한민족 역사성을 분단 80년으로 뒤덮으려고 했으며(반민족적), 무력 통일을 상상하고(반평화적), 두 국가론의 영구 고착(반통일적)을 추구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두 국가론에 대한) 평가는 일방적, 반민족적, 반평화적, 반통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김정은 위원장이 방어, 반격, 통일대전 등 단계적 군사 전략 속 무력 통일의 꿈을 가졌다고 한다면 빨리 포기하는 것이 광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일 것입니다.

 

이밖에 양 총장은 빠르면 북한이 오는 4월 한국의 총선을 앞두고 최고인민회의를 다시 개최할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북한은 다음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한국이1 적대국ㆍ불변의 주적이라고 명기하고자주, 평화통일등의 표현을 삭제하는 문제를 심의(헌법 개정)할 것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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