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감행한 군사 도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이를 지적하면서 관련 사항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공군 위력 시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포사격 등 연쇄 도발에 대해 "남북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행위 하나하나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3축 체계는 여전히 유효한 방어체계라고 강조했고 일치된 마음으로 확고한 대적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지금 하나하나 저희도 다 검토하고 있습니다. 남북 9·19 협의 위반인 건 맞습니다. 일치된 마음으로 확고한 대적관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헌법 수호 정신을 확실하게 갖는 것이 안보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이날 9·19 군사합의를 유지할지 여부가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북한을 향해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한 평화, 번영 방안에 대해 이미 제안한 바 있다”며 “결국 답을 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껏 남북 간 맺어진 합의ㆍ협약에 대해 한국 정부는 존중한다는 입장”이며 “당연히 북한도 협의와 협약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북한 도발에 대응해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와 한국 합참, 국방부 등도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특히 이날 새벽 뿐 아니라 오후에도 이어진 포사격과 관련해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전통문을 보내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합의 준수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치권에서도 북한 측 합의 위반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헌승 한국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열린 국방위의 지상작전사령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도발행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고 도발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완벽히 짓밟았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9·19 합의의 지속 여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9월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정식 명칭은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입니다.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분계선(MDL) 기준 비행금지구역,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구역, 완충수역 등을 설정했습니다.
북한이 14일 새벽과 오후에 동해와 서해상으로 실시한 포사격에 따른 탄착 지점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사격ㆍ훈련을 금지한 북방한계선(NLL) 동해ㆍ서해 해상완충구역 내부 지점이었습니다.
북한 10여 기의 군용기는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5~7km 까지 근접 비행했는데 이는 9·19 합의 채택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