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RFA 10대 뉴스④] 한미일 대북위협 공동대응 강화
2023.12.21
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네번째 시간은 목용재 기자와 함께 ‘한미일 대북위협 공동대응 강화’에 관해 이야기 해 봅니다.
앵커: 목용재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시죠.
앵커: 먼저 올 한 해 동안의 한미일 3국 관계를 평가해 보자면 어떻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올해만큼 3국 협력관계가 굳건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할수록 한미일이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캄보쟈)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이후 점차 밀착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들어 3국 관계의 강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올해 한미일 관계가 눈에 띄게 발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정상화된 것에 그 배경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올해 한국의 3.1절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강조했는데요.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비폭력 운동으로 맞선 3.1 운동 기념식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강조함에 따라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들어보시죠.
윤석열 한국 대통령: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특히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앵커: 지난해 한일 정상이 두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한 바 있는데, 눈에 띄게 양국의 관계가 개선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양상이 올해 들어 바뀌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일 정상은 올해에만 모두 7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장기간 중단됐던 다양한 양국의 협의체도 재가동했습니다. 지난 3월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됐는데요. 당시 한국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2011년 이후 12년만이라는 점도 상징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회담에서 양국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종료를 언급한 뒤 유명무실화됐던 지소미아(GSOMIA), 즉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완전히 정상화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5년만에 개정된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서에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내용이 담겼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가안보전략서란 한국의 국가안보 전략의 골격을 담은 최상위 지침서로 지난 6월 발표됐습니다. 이 지침서에는 한미일 관계 강화를 비롯해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내용이 강조돼 있는데요.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그 안에는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축하는 문제, 한일 관계 정상화, 한일 간 포괄적 협력 추진, 한미일 안보협력 등도 포함됩니다.
앵커: 이렇게 한일관계가 개선된 이후 한미일 관계를 강화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 그 계기였는데요. 이 자리에서 3국 정상은 “철통 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이어진 우리 각각의 양자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우리의 3자 관계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끈끈해진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앵커: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이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3국 간 협의체를 다양화하고 정기적으로 운영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연례적으로 정상회담, 외교·국방·국가안보보좌관 간 협의를 가질 것을 공약했고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 및 사이버 위협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3국은 연합훈련을 다양한 영역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2024년부터 다년간의 3자 훈련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지난 19일부로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3국이 실시간 공유하는 체계도 본격 가동했습니다. 향후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의 발사 원점, 비행 방향 및 궤적, 속도, 탄착 예상 지점 등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해 대응하게 됩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미일 3국은 오늘부로 북한 미사일 경보체계 실시간 공유를 정상 가동하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했습니다. 오늘의 협력 성과는 3국 안보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한미일 3국의 협력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뤄지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사이버 영역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금 및 정보를 탈취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3국 차원의 대응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고위급 사이버협의체를 신설하고 지난 7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1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외교당국 간 실무그룹’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3국은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와 정보기술(IT) 인력 활동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 IT 인력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한미일 간의 연대가 강화된 상태인데, 북한으로서는 러시아 및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북중러 관계는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일단 북러 사이의 연대가 강화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군사적 교류는 물론이고 조만간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까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이 같은 북러 간 밀착이 북중러 연대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러와의 연대를 강화할지 여부에 대해 깊은 딜레마, 즉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분석, 들어보겠습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중국으로서는 북러와의 연대 강화가) 군사협력 방향으로 치닫게 되면 이를 빌미로 미국이 동아시아의 군사적 개입을 더 강화하게 되고 이는 한미일 연합체계로 나아가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 방향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미 선을 넘고 있는 북러 연대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유럽과 미국,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합니다. 즉, 다시 말해서 (중국이) 국제시장을 잃어버리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러관계를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고, 또 이를 완전히 탐미할 수도 없고, 그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북중러 3자 연대가 구조적으로 정착할지 불확실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다만 북중러가 국제무대에서 서로를 지지하는 수준의 연대는 유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위원의 분석입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의 경우 올해도 중러 정상회담을 하며 러시아와 경제적인 협력을 강조해 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지 않을 정도로 (중러) 관계를 관리해왔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결국은 국제적으로 책을 잡힐 만한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한미일 대 북중러, 이른바 신냉전 대결구도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북한이 원하는 방향의 신냉전 대결 구도로 대립이 격화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앵커: 네, 목용재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3년 10대 뉴스 네번째 시간, ‘한미일 대북위협 공동대응 강화’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미 북한인권특사 6년만에 지명’편을 보내 드립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