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병사 “러, 북한군 생포 막으려 포격”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5.01.15
우크라 병사 “러, 북한군 생포 막으려 포격”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병사 한 명의 모습. 양손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텔레그램

앵커우크라이나 군이 부상당한 북한 군인 두 명을 생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시 이 과정에서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포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주에서 부상당한 북한 군인 두 명을 생포했다고 밝힌 건 지난 11일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과 러시아군은 포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규모 포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SO) 8연대 소속 군인들은 14일 자유유럽방송(RFE/RL)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제8연대 소속 병사 그리크(Greek)는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그리크] 러시아군이 우리가 북한 병사를 데려가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매우 정밀한 포격을 가했습니다그들은 끝까지 우리가 병사를 데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1인칭 시점(FPV) 드론까지 동원했지만다행히 우리에겐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은 북한 군 1명을 생포했다면서 해방된 병사의 사진을 공개했지만이 병사는 부상 악화로 붙잡힌 지 하루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자유유럽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이후 또 한 명의 북한군을 잡았지만, 자살로 인해 생포 후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7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조종관도 북한군이 가족들이 당할 보복을 두려워해 투항하지 않고 자결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은 포로 생포를 위해 은폐 및 엄폐를 하며 적의 시야로부터 벗어나 포로에게 은밀히 접근했습니다.

 

제8연대 소속 병사 보르석(Borsuk)은 특수부대가 북한 병사를 생포하기 위해 한국어 문구를 미리 연습하며 작전을 준비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보르석] 특정한 문구를 배우고손짓과 유머를 통해 그와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우리는 서로 출신지를 묻는 대화를 시도했습니다그는 계속해서 ‘평양’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다리에 부상을 당한 북한 포로는 포로로 잡혀가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곧바로 배고픔과 목마름 등 생리적 욕구를 추구하게 됐습니다.

 

[보르석] 포로가 심한 통증으로 혼란스러워했지만우리 팀이 신속히 접근해 안전하게 제압했습니다포로는 이후 진통제 주사를 맞고 군 의료진에게 인계됐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지난 12일 국회 정보원회 증언에서 이번에 생포된 북한군이 전장에서 낙오한 뒤 4~5일 동안 음식은커녕 물도 마시지 못한 상태에서 붙잡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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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군은 작년 11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고파병군 규모는 12천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 중 300여명은 사망하고 2 70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 병사 포로에 대한 인도적 처리를 강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환을 요청할 경우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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