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나와라” 우크라, 북한군 통신 감청 공개
2024.11.26
앵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의 무선 통신을 감청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통신에는 북한말로 “빨리 나와라”며 긴박하게 지시하는 목소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이 26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음성파일에는 한 남성이 북한말로 암호명을 말한 뒤 “배를 타는데 나와갖고 저 앞쪽으로 나가고 있다”고 전하는 대화가 들립니다.
이에 다른 남성이 재촉하며 “빨리 나와라”고 말하자, 상대가 “알았다”라고 응답하는 장면도 담겨 있습니다.
암호명을 비롯한 구체적인 대화 일부는 판독이 어렵지만, 북한말로 주고받는 대화는 명확히 들립니다.
[북한군1/ 우크라이나 감청] 배를 타는데 나와갖고 저 앞쪽으로 나가고 있다.
[북한군2/ 우크라이나 감청] 빨리 빨리 나와라
[북한군 1/ 우크라이나 감청] 알았다
국방정보국은 감청된 대화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간의 무전이라고 설명했으나, 시기 등 구체적인 세부 정보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모든 전쟁 범죄에는 반드시 정당한 응징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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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러시아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의 감청 내용을 공개한 것은 지난 11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당시에도 정보국은 북한군들이 암호명을 사용해 소통하는 내용이라며 감청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미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 1만 1천명 가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됐으며 현재 쿠르스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이던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자세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 국방부는 25일 북한군 사망 보도에 대해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 파병 등 영향으로 수적으로 열세에 몰리며 전황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독립 탐사 전문매체 에이전트스트보는 이날 러시아군이 2022년 2월 개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진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약 235㎢를 점령했으며, 이는 올해 들어 주간 기준으로 최고 기록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