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 러 포탄에 한글 ‘순타지-2신’…북 무기 제공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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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러시아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가 또다시 발견됐습니다. 러시아 무기에 한글이 발견됐는데, 이번이 벌써 두 번째 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경찰국 소속 세르게이 볼비노프 수사국장은 지난 14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발사한 무기 중 일부 파편에 한글이 쓰여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파편에는 한글로 ‘순타지-2신’으로 보이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볼비노프 수사국장은 “러시아는 하르키우 지역에 북한제 무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보브찬스키 쿠토리 마을의 농장에서 발견된 이 잔해는 포탄의 일부이며, 한국어가 적혀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폭발물 전문가들이 이 잔해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무기 잔해가 신관 파편으로 보인다며 각인된 한글은 신관 종류를 의미하는 약자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한국제 무기에는 이런 글자를 새기지 않는다며 북한제가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 제가 (한국군) 포병 장교(출신)이기 때문에 한국 포탄을 잘 아는데, 저런 부품이나 저런 용어가 사용되지 않습니다.

미국 연구기관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원은 이날 RFA에 이 무기 잔해가 북한제 무기가 사용됐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는 ‘독립적 출처’(Independent source)는 아니더라도 다른 증거와 함께 이를 증명하는 ‘협력적 출처’(collaborating source)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 : 한국어 전문가가 아니어서 이것이 북한에서 온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제일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사용할 미사일과 포탄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다양한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르키우에서 한글이 적힌 북한제 무기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월 초 하르키우에 발사된 미사일 파편에서 미사일 기압계에 해당하는 부품에 한글의 ‘ㅈ’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수기로 적혀있었다는 보고서가 나온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하르키우 지역에 북한제 무기를 사용한 포격을 계속 이어오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서 볼비노프 국장은 지난 9일 RFA에 북한제 탄도미사일 KN-23을 포함한 러시아의 미사일 포격으로 민간인 5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의 북한제 미사일 사용을 계속 알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는 15일 페이스북에 이날 밤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13기를 요격했다며 이중 북한제 탄도미사일 KN-23 1기도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8일 우크라이나 내무부도 공식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8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당시에도 북한제 KN-23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