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한국, 통일 수용할 내부역량 강화해야”
2024.05.09
앵커: 남북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통일을 수용할 수 있는 내부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한국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 주최로 9일 서울에서 열린 ‘변화하는 통일환경, 그래도 통일은 온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국이 남북통일을 위해 국제적 차원, 한반도 차원, 국내적 차원에서 각각 추진해야 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윤 이사장은 먼저 국제적 차원에서 “주변국들에게 통일이 왜 이익이 되고 어떻게 지역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지, 꾸준히 확산하고 설득해 나가는 작업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고, “각종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 문구를 포함시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윤 이사장은 남북 간 관계가 협력적이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고 통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남북 간 소통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의 삶을 돕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윤 이사장은 “현재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가 통일이 와도 감당할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통일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이사장은 한국이 지금과 같은 경직되고 분열된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이어간다면, 통일이 되더라도 북한 주민들을 포용해내며 통합을 이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국제정치적 상황에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가 없고 역사를 긴 호흡에서 바라보며 통일을 지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국내 차원에서는 통일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통일이 와도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가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토론에 나선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한국 내 사회 경제적, 정치적 문제가 중층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한국 사회가 나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공감대를 얻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분단’은 그다지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우리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가 바로 분단인가 라는 것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분단이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가장 중요한 모순이라고 만약에 인식하고 있다면 통일 이후의 미래에 대해 뭔가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해야 할 터인데, 통일된 이후에도 사회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날 또다른 발제자인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내세운 남북 ‘적대적 2 국가론’은 영구적인 방안이라기보다는 국면적인 방안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이럴 때 한국의 통일방안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북한의 ‘2국가론’에 맞대응해 영구적 남북 분단을 주장하는 것은 김정은 의도가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김정은의 적대적 2국가론이라는 것은 영구적, 원칙적인 전환보다는 국면적, 거래적 방안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더 강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통일 방안과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도 토론에서 “한국은 통일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보다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통일의 미래상(비전)을 갖추어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북한 정권은 지금 통일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통일을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평화, 번영을 북한 주민들도 누릴 수 있고 특히 인권을 누릴 수 있는, 그런 통일의 비전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