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환 신임 국가통일교육원장 “북인권 교육 비중 늘릴 것”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4.05.23
고영환 신임 국가통일교육원장 “북인권 교육 비중 늘릴 것” 고영환 국가통일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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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전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이 최근 신임 국립통일교육원장직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통일교육을 책임지게 된 고영환 원장은 북한 인권과 관련한 교육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고 원장을 만났습니다.

 

콩고 주재 북한 대사관 서기관, 북한 외무성 아프리카국 과장 등을 지내다가 지난 1991년 탈북한 고영환 씨가 한국의 통일교육을 책임지는 국가통일교육원장 자리에 지난 2일 취임했습니다.

 

고영환 원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두국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통일교육의 중책을 맡아 마음이 무겁다며 향후 교육원 정규 교육 과정에 들어가 있는 북한인권 분야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고영환 한국 국가통일교육원장: 북한 정치, 경제, 군사, 사회문화, 교육, 인권 등으로 나뉘어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수용소에 있었던 분들에 대한 얘기를 하기 위해서 관련 강사도 넣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 문화, 경제, 남북 군사력 비교 등의 부분은 다른 곳에서도 보고서라든가 책 등이 많이 나와있어서, 인권에 대한 부분을 조금 증강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 원장은 북한이 두국가를 선언한 상황에 주목하면서도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통일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평통이 지난달 공개한 올해 1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6%가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6.6% 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 통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하락 추세를 보이던 와중에 이런 여론의 반등이 나와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고 원장은 “북한의 두국가 선언 이후 한국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역설적이게도 두국가를 천명한 김정은이 통일의 당위성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한국 국가통일교육원장: 북한이 저럴수록 우리는 통일의 기치를 더 들고 나가야 되고 국제적으로 통일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통일 교육을 강화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만들어 준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역경을 기회로 돌려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 원장은 한국의 초, , 고등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에 대한 통일교육 방안 마련에 대해서도 고심 중입니다. 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교안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이 취업난과 군입대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고 북한을 통한 아시아 대륙으로의 여행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한국 국가통일교육원장: 남자들의 큰 고민이 군 입대입니다. 황금기에 군대를 가는데, 통일이 되면 굳이 징병제를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모병제를 해서 군대를 가고 싶은 사람만 가니까 좋은 것이고

 

고 원장은 통일 체험 학습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통일 현장학습 형식의 프로그램 운영을 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통일을 이룩한 독일도 통일 현장학습 장소로 거론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통일부 조직 개편으로 이관 받은 판문점 견학 업무와 관련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고 원장은 “일반인들의 판문점 견학을 활성화하려 하는데 유엔군사령부, 경찰, 국방부 등과 협의할 문제가 있다판문점에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견학 재개를 위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고영환 원장은 탈북민 출신의 두번째 국가통일교육원장입니다. 앞서 조명철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지사가 지난 2011년부터 2012년 초까지 통일교육원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고 원장은 한국에 정착한 이후 국가정보원 산하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한국관광대학교 겸임교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 등을 역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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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환 국가통일교육원장 / RFA PHOTO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기자: 국립통일교육원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한국 국가통일교육원장(이하 고영환 원장): 탈북민 한 사람으로서 고위 공무원직에 올랐으니 영광입니다. 북한 주민들한테 주는 큰 메시지이기도 할 것입니다. 특히 해외에 나와 있는 제 외무성 후배들, 대외경제성 등에 아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한국 가서 열심히 하면 이런 자리까지 올라갈 수가 있구나라는,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어깨도 무겁고 해야 할 일도 많고, 또 사업도 굉장히 많지만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국립통일교육원은 어떤 곳인가요?

 

고영환 원장: 한국에는 통일교육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통일 교육을 하는데 저희의 교육 과정에는 1년짜리도 있고 통일 지도자, 최고 지도자, 통일 교사, 초·중·고 교사반, 군 등에 대한 교육이 있습니다. 물론 일반 한국 국민들에 대한 교육도 있습니다.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통일 교육 위원이 1000 명 정도가 됩니다. 그런 통일교육위원들을 모시고 교육도 진행합니다. 그럼 그분들이 해외에서도 통일 교육을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통일 교육의 총 본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취임하신 뒤 어떤 통일교육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고영환 원장: 찾아가는 통일 교육이 돼야 되지 않을까요. 고위 공무원반, 공기업 사장반, 통일 지도자, 선생님, 군인들이 교육을 받으러 오는데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일반 시민입니다. 어떤 형식이든 일반 시민을 찾아가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어보면 북한 사람들이 한국 말로 멘붕이라고 하죠. 통일, 통일, 하더니 갑자기 왜 통일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하는 거냐고요. 그리고 수령님과 장군님, 선대들이 통일의 거룩한 업적을 남겼는데 왜 손주가 갑자기 이러는 걸까라고 한대요. 이러면 북한 사람들이 마음을 기댈 데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여전히 한민족이고 백두대간의 맥은 어느 한 사람이 끊는다고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5000여 년 동안을 우리가 같이 살아왔다고 강조해야죠. 그렇게 우리가 통일을 향해서 준비할 것이고 통일 여론을 형성해 나가면서 한국이 당신들을 끌어안겠다고 하면 한국을 희망의 등대로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점도 통일 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두국가를 선언했는데요. 이 상황에서 어떤 통일 교육을 해야 할까요.

 

고영환 원장: 지금 취업이 힘들잖아요. 그런데 무슨 북한 사람들과 통일을 하냐는 생각들이 좀 많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고속도로, 항만, 철도 등을 다시 놔야 합니다. 최근 아파트도 많이 짓는데 하수도망은 1960년대에 만들고 더 이상 손을 못 대고 있답니다. 아마 많은 부분을 한국이 다시 지어야 할 겁니다. 통일이 된다면 건설 붐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런 점을 알려야겠죠. 그리고 제가 한국에 와서 느꼈지만 사실 한국의 산보다 금강산, 묘향산, 칠보산 등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관광이 열리면 관광업계도 많이 살아날 것입니다. 또한 석탄, 철광석, 흑연, 희토류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고요. 2030 세대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알려줘야 합니다. 또한 남자들의 큰 고민이 군입대입니다. 그런데 통일이 되면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젊은 남성들의 생활도 나아지는 셈이죠. 남북이 통일되면 아시아 대륙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도 떠날 수 있습니다. 개성에서 서울까지 60km, 개성에서 평양까지 180km, 평양에서 신의주가 180km입니다. 그러면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20km인데 이와 비슷한 거리입니다. 4시간 정도면 한반도를 빠져나가서 중국, 러시아로도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모스크바, 영국까지도 갈 수 있는 거죠. ‘통일되면 좋겠네’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합니다.

 

기자: 그렇지만 북한이 통일을 폐기했고 한국 내 통일여론도 좋지 않습니다.

 

고영환 원장: 얼마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통일여론을 조사했는데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통일을 안 하겠다고 하니까 한국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는 겁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올라갔더라고요. 그러니까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그런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통일교육원장으로서 이런 점은 놓치지 말아야 될 것 같습니다. 통일의 당위론 같은 것을 조금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계기가 역설적이게도 김정은이 만들어준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북한이 저럴수록 우리는 통일의 기치를 더 들고 나가야 하고, 통일 여론을 확산하고, 통일 준비를 하고, 통일 기반을 조성하고, 국제적으로 통일 여론을 지지를 이끌어내는 등 통일 교육을 강화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역경을 기회로 돌려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체험형 교육에 대한 중요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진행하실 계획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영환 원장: 연천 통일미래센터에 각종 VR 체험실이 있습니다. KTX처럼 만들어서 탑승을 체험하는 VR이 있습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북한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20~30분 거리에 땅굴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안보관광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를 통일 현장 학습 등의 명칭으로 조금 바꿔서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통일 현장학습 체험단을 모집하는 거죠. 그리고 독일 통일 현장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곳을 다녀와서 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기자: 일반인 판문점 견학은 현재 가능합니까?

 

고영환 원장: 아닙니다. 일반인 판문점 견학은 멈췄습니다. 다시 활성화하려고 하는데 유엔군사령부, 경찰, 국방부 등과 협의할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판문점을 갔다가 북한이 또 해코지를 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종합 평가하는 시간이 좀 필요한데 어쨌든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판문점 견학은 빨리 열어 보려합니다.

 

기자: 국립통일교육원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인권 교육은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원장: 지금 업무를 파악 중이긴 합니다만 저희가 북한, 정치, 경제, 군사, 사회문화, 교육, 인권 등으로 나눠서 교육을 합니다. 정규 과정에 북한 인권이 들어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사실 수용소에서 있었던 분들에 대한 내용도 강사가 다뤘으면 하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이를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요. 일반인들이라도 북한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다고 보고 있기도 하고, 더욱이 가장 중요한 게 인권 문제아닙니까. 인권 문제에 대한 비중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교육원의 교안, 서적, 출판물들을 보고 있습니다. 사회문화, 경제, 군사, 남북 군사력 비교 등은 다른 곳에서 출판한 책이나 자료가 많으니까 인권 부분을 조금 증강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젊은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고영환 원장: 고민이 미래세대 교육입니다. 너무 정치적인 것, 북한의 현실 등도 교육에서 제외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논의를 했습니다. 아이들한테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얘기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 대신 북한 아이들은 지방 친척들을 만나러 갈 수 있을까요?’와 같은 간단한 문답식 교육을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답식 교육의 형태를 만화의 형식으로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기자: 통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원장: 기본적인 원칙은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적 절차에 의한 통일이 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평화적 통일입니다. 세가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교육에 반영해야 합니다. 어쨌든 통일은 북한에 있는 친구들하고 같이 놀 수 있는, 서로 경계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통일이 아닐까요. 어린 교육 대상일수록, 초등학생들한테는 되도록 이 주제를 단순화해서 통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려 노력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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