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대표부에 여성 외교관 전무”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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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대표부에 여성 외교관 전무” 지난 2018년 유엔총회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앵커: 국제사회에서 정치, 외교적으로 여성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북한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엔에 여성 외교관을 파견하지 않았고, 장관급 고위직에 여성이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북한에서 공식 파견돼 유엔에서 다자 외교를 담당하는 북한 외교관은 총 24명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유엔에 파견한 24 명의 외교관들은 모두 남성으로,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의전·연락지원실이 각국 대사 및 직원 명단을 토대로 작성한 최신 '블루 북'(Blue Book)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분석한 결과, 북한은 미국 뉴욕에 9명, 스위스 제네바에 6명, 오스트리아 빈에 9명 등 총 24명의 남성 외교관을 파견했습니다.

특히 유엔 회원국 190여 개국 중 뉴욕,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 3곳에 여성 외교관이 없는 국가는 북한과 이란, 우주베키스탄 등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여성 차별이 비교적 심하다고 알려진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도 여성 외교관을 최소 1명이라도 파견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성 외교관을 단 1명도 파견하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 뉴욕 유엔 대표부만을 살펴보면, 남미의 쿠바와 도미니카 공화국,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은 여성 외교관을 대표부 부대사로 파견했고, 아프리카의 감비아, 중동의 시리아는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외교관을 파견했습니다.

아울러 뉴욕 유엔 대표부에서 아프리카 국가인 차드,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등의 대표부는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었지만, 이 국가들은 제네바와 빈 등에 적어도 1명 이상의 여성 외교관을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여성기구(UN Women)와 국제의원연맹(IPU)은 올해 1월1일 기준 북한을 포함해 베트남(윁남), 태국(타이), 예멘 등 12개국에서 장관급 고위직 여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As of 1 January 2021, no women serve in the governments of Azerbaijan, Armenia, Brunei Darussalam, D.P.R. Korea, Papua New Guinea, 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Saudi Arabia, Thailand, Tuvalu, Vanuatu, Viet Nam, and Yemen.)

이 기구들은 10일 공개한 ‘2021 여성의 정치 참여’(Women in Politics 2021)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회(parliament)인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석 중 여성이 17.6%인 121석으로 조사대상193개국 중 128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의원연맹의 토마스 피츠시몬(Thomas Fitzsimons) 언론담당국장(Director of Communications)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128위로, 거의 전세계에서 바닥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DPRK is 128th. DPRK is at the bottom of the table.)

그러면서 피츠시몬 국장은 “우리는 모든 국가의 정치에서 양성평등을 장려한다”며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을 더 잘 대변하고, 더 강한 민주주의와 사회로 이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We encourage gender equality in politics for all countries. More women in politics means better representation of all the people and leads to stronger democracies and societies.)

한편, 북한의 경우 여성 고위급 정치인과 외교관이 소수 존재하지만, 북한 여성들의 진출이 혈연관계나 극소수 특권층에 제한돼 있다고 한반도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실제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고모인 김경희 전 당 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은 김정은과 혈연관계이거나 개인적인 친밀도에 따라 고위직에 올랐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보기 드문 예외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폐쇠적인 체제에서 일부 소수 여성들이 김씨 일가와의 관계 덕분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일부 여성들을 제외하면, 북한에서는 양성평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평등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Aside from these women, there is no gender equality in North Korea. Fundamentally, of course, there is no equality at all in the country.)

이어 그는 북한에서 일반적인 평등이 없기 때문에 여성을 해고하고, 권리를 거부하는 것이 더 쉽다고 분석했습니다. (And this probably makes it easier for the North Korean regime to dismiss women and deny rights.)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억압적인 통치, 인권 부정,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와 함께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간과되고 있다면서, 일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부정과 잔혹행위가 만연하고 극심하기 때문에 북한과 같은 사회에서는 양성평등이 사치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의 고든 창 변호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예외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공직 진출 이 늘어나는 추세와는 달리 북한의 양성평등과 여성의 공직 진출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밝혔습니다.

란코프 교수: 북한에서 대미 외교를 잘 관리하는 최선희 부상과 같은 여성 고급 간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극소수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에서도 최고 수준의 여성 정치인이 있습니다. 김여정입니다. 리설주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김정은의 가족들입니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왕족들입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평범한 여성들의 힘이 커졌지만, 정치와 행정 부문에서 여성들의 힘은 세계 기준으로 볼때 예외적으로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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