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공개회의를 열고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북러 무기거래가 명백한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북한과 러시아, 중국은 오히려 미국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공식 회의.
6월 의장국인 한국을 대표하는 황준국 주유엔 대사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 등과 북한, 러시아, 중국은 ‘북러 무기거래’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러시아의 위협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 오히려 자국을 고립시키고 있다”며 “북한과의 군사 협력은 매우 위험하며, 러시아는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도 북러 무기거래를 부인하는 북한과 러시아에 “거짓말과 비난으로 진실을 숨기려 하거나 도망칠 수는 있지만, 손으로 하늘을 덮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맺은 것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황준국 대사: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반복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통해 군사 협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직접 위반하고 국제 평화와 안정을 더욱 위협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킵니다.
일본과 영국, 프랑스 대표들 역시 북러 무기거래를 강하게 비판하고 유엔 제재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나카미츠 이즈미 유엔 사무차장 겸 군축고위대표와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의 조나 레프 국장은 관련 증거와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를 증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은 북러 무기거래 의혹이 근거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오히려 미국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를 이용해 반러시아, 반북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미국과 그 동맹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이 지역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유에 안보리가 불법적으로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고 비난하며, 이는 유엔 헌장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주범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공급하여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 민간인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관한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나라를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앞두고 한미일 등 48개국과 유럽연합(EU)은 공동선언문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전쟁 수행 능력에 크게 기여한 북러 간 무기 이전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을 낭독한 우드 미 차석대사는 “지난주 러시아와 북한 정상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고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우리는 이런 협력의 진전이 유럽과 한반도,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