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한미 정상, 북 대화 이탈 방지 메시지 발신”
2019.09.24
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국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목되는 점은 양 정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겁니다.
한미 정상의 싱가포르 합의 언급은 북한이 미북회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게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북이 비핵화 조치와 안전보장 조치를 맞교환한다는 내용이 싱가포르 합의의 골자입니다.
한국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상이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한 것도 북한을 협상장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라는 것이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선 협상을 재개해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북한은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도발을 감행해 이득을 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북한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협상 구도로 끌고 가려는 겁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방안과 관련해 미국이 향후 종전선언, 한미 연합훈련 축소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물론 전제는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자체도 북한의 협상장 이탈을 방지하는 데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노이회담 당시보다 미국이 북한에 더 유연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경질 이유가 북한 때문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활용해 북한의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식 비핵화’에 대해 비판한 점도 북한을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미북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향후 진전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는 전망이 상당수입니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계산과 관련한 이야기도 없었고 제재 완화와 관련된 내용도 없었습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된 내용도 없었습니다.
윤덕민 전 원장도 “이미 미북 간 실무협상은 싱가포르 회담,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여러차례 진행된 바 있다”며 “그렇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민감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미국의 무기체계 구매를 언급했다”며 “그동안 우려됐던 한미동맹이 복원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원장도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의 입장이 항상 같다는 것을 보여준 행사였던 것 같다”며 “이는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