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한미 공중훈련 반발에 “추가도발 시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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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문제 삼아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해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놓은 북한.

한국 외교부는 1일 북한이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규정하고, 매우 유감스럽다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국제사회와 공조해 강력하게 단합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군사훈련이라며,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마땅히 취해야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한반도 긴장 고조 책임을 한미 측에 전가하려 하지만 실제로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도발하는 것이 누구인지 국제사회가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불법적인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한국 정부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북한이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이 마치 한국의 연례적·방어적 훈련 때문인 것으로 오도하고 있다”며 현 정세가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확고한 억제태세를 갖출 것이라면서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한국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해선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복구 등 큰 틀에서는 7차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준비가 돼있는 상황”이며, 실험 시기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북한이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고민 중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병대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B 4대가 이날 군산 기지에 착륙했습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가 한국 땅에 내린 것은 처음으로,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배치됐던 이들 전력이 오는 4일까지 이어지는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전개된 것입니다.

F-35B는 지상 기지에서만 전개할 수 있는 F-35A와 달리 수직이착륙을 통해 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 등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어 유사시 다양한 환경에서 출격할 수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 미 공군에선 F-35B 등 군용기 100여 대, 한국 공군에선 140여 대 등 모두 240여 대가 대거 투입됩니다.

호주 공군도 동참해 공중급유기 1대를 파견했습니다.

한미는 이번 훈련 기간에 역대 최대 규모인 출격 횟수 1천 6백여 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윤석 한국 공군 공보팀장 :올해부터는 한미 연합 공군의 전략적·전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훈련 규모를 확대하고 명칭을 '비질런트 스톰'으로 변경해 실시합니다.

앞서 한미는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연속 대형 도발에 나선 이후인 2017년 12월에도 군용기 260여 대를 한반도 상공에 동원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