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대뉴스⑥]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했다는데…’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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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북한이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려분 안녕하세요? 2018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뉴스’입니다. 오늘은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했다는데…’ 편을 보내 드립니다. 양희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앵커: 지난 5월이었죠? 북한이 200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6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해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북한은 미국∙한국∙중국∙영국∙러시아 5개국의 취재진을 초대해 지난 5월 24일 폭파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풍계리 핵실험장 2번∙3번∙4번 갱도 그리고 지상의 관측설비 연구소와 관련 건물 등을 완전히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핵무기 연구소는 폭파 후 성명을 통해 ‘핵실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핵 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한국 정부의 경우, 북한이 앞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해 취한 첫 번째 조치라며 환영했습니다. 당시 한국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의 말을 들어 보시죠.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금번 핵 실험장 폐기를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표명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 있는 첫 조치로 평가한다.

앵커: 반면에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이 강행됐던 지난해 9월 이미 풍계리 지반이 무너져 이 핵실험장은 쓸모 없어졌기 때문에 폐기했다는 지적도 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10년 전인 2008년 6월 ‘북한 핵실험의 상징물’로 여겨졌던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을 녹화 중계로 전 세계에 공개하며 국제사회에 북핵 폐기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 주었지만 결국 비핵화 6자회담에서 추가 검증의 시기와 방법에 합의하지 못하고 회의가 결렬되면서 북핵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사례가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더 후속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영변 냉각탑의 경우 폭파 전인 2007년 이미 북핵 불능화 조치로 용도 폐기된 ‘빈 껍데기’ 였다면, 이번 풍계리의 경우 1차 핵실험 이후 폐쇄된 1번 갱도와 5차례 추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2번 갱도는 핵실험이 불가능하지만, 3번 갱도와 최근 새로 굴착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4번 갱도에서는 여전히 핵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10년 전과는 다르다는 주장이 있는 겁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등을 하지 않겠다, 즉 ‘미래핵’을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국제 기자단만 초청하고 정작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핵 관련 전문가단을 초청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CTBTO 즉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나 IAEA 그러니까 국제원자력기구와 같은 검증 전문가단을 배제한 데 따른 지적인데요. 과거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한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은,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선의’로 봐야 한다며 영구 폐쇄에 대한 기술적 검증은 추후에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운반수단’인 미사일의 폐기와 검증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하이노넨 사무차장: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데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검증을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핵무기 운반 수단인 미사일의 폐기와 검증도 필요합니다. 미사일이나 생물무기를 다룰 특별위원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에 설립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가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에 명문화 되지는 않았지만, 양국 정상이 즉석에서 구두로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에 합의했다고 밝혔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 시설로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인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러나 정상회담 개최 후 한달 가량 지난 7월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에도 북한 당국은 핵과 미사일 폐기에 대한 구체적 절차를 제시하지 않았고, 또 다시 북한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 해체 착수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나온 건가요?

기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7월 23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에서 핵심 시설의 해체 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액체연료를 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분출 시험을 실시한 ‘수직엔진시험대’와 ‘로켓 운반용 구조물’을 해체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인데요. 이어 한미 정보당국도 북한이 이곳 발사대에 세워진 대형 크레인 즉 기중기를 부분 해체한 정황을 식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답보상태에 있던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북한이 자발적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국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발언입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한이 미국 측에 약속한 사안들을 이행해 나가는 차원이다. 저희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발사장의 기중기 부분 해체 등이 실제 발사장의 폐기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은 징조이지만 여전히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거리가 있고, 따라서 구체적 핵 폐기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조치에 착수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고 이에 대해 해리스 대사도 서해위성발사장 폐기 조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행보에 중요한 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게 됩니다. 북한의 합의 이행으로 미북 대화가 탄력을 받을 경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잠정적 안전보장 조치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이 연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전망이 당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사일발사장 해체 작업으로 미북 대화가 탄력을 받게 되었나요?

기자: 그렇게 보기는 힘듭니다. 38노스는 8월 24일 다시 위성사진분석을 통해 수직 엔진 시험대 해체 작업이 8월3일까지 진전되다가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며, 미사일 발사 직전 발사체를 조립하는 궤도식 구조물의 해체 작업도 멈춘 것 같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게다가 이 무렵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 열병식을 앞두고 평양 미림비행장에 이동식 무기와 차량이 100대 가량 등장하고, 길이 12미터에서 14미터 가량의 대형 차량 6대도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대형 차량들이 구체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용 이동식 발사 차량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실험장의 핵심 시설을 해체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왔습니다. 궤도식 구조물과  로켓엔진 시험대 등은 철거했지만, 여전히 연료∙산화제 저장고와 발사탑은 해체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북한은 핵과 미사일의 대량 생산체계로 전환돼 있어 발사장 핵심 시설이 해체되더라도 탄도미사일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민간 정책연구소에서는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지요?

기자: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11월 위성사진을 토대로 지금까지 북한에서 공개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 중 최소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습니다. 제가 당시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과 인터뷰를 나눴는데요. 그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지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4~5곳을 확인했고요. 앞으로 관련 보고서도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희 보고서를 바탕으로 더 많은 연구를 하기 원합니다.

기자: 버뮤데즈 연구원은 특히 한국과 가까운 삭간몰 미사일운용기지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북한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북한 탄도미사일에 관한 문제를 비핵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대중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보고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면서 탄도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자금과 시간∙인력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도 북한이 계속 투자를 해 왔고, 또 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면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일부 폐쇄하긴 했지만 아직도 이들 시설의 불가역적 폐기와 관련한 사찰과 검증에 합의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핵무기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 기지에 계속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앵커:네, 양희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8 10대 뉴스 제6편: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쇄했다는데…’를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군사합의, 연락사무소, 철도사업…시동 건 남북교류’를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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