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이 향후 핵목록 신고시 보유중인 핵무기도 포함시킬 용의를 시사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목록 신고내용에 대한 검증 등 여러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실제 핵불능화로 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남한의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는 18일 김계관 북한 측 대표가 자신을 만나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기꺼이 신고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천 대표는 만일 북한이 핵무기나 핵폭발 장치 등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이런 것들도 신고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같이 미국과 남한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은 북한의 핵 목록 신고에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 프로그램을 비롯해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 계획, 또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 또 핵폭발 장치나 핵무기가 반드시 모두 포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기존의 핵폭발 장치나 핵무기까지 완전히 폐기할 의사가 아직 없다면 이를 처음부터 신고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의 폴 커 연구원의 말입니다.
Paul Kerr: (None of the Feb. agreement talks about any existing nuclear weapons they have...)
"우선 6자회담 2.13 합의에는 북한의 기존 핵무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설사 북한의 핵시설이 모두 불능화 된다 해도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없앴다는 의미 정도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긴 하지만요. 앞으로 북한의 기존 핵무기 포기와 관련한 문제가 협상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될 것으로 봅니다. 기존의 핵무기는 북한에게 있어 가장 큰 협상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커 연구원은 북한이 기존의 핵무기까지 모두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아마 미국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계속 그런 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민간외교기관인 외교협회(CFR)의 비확산 전문가 마이클 레비 박사도 북한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핵 프로그램 목록을 신고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Michael Levy: (I don't expect a highly transparent declaration any time soon...)
"조만간 북한이 자신의 핵개발 목록을 투명하게 신고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따라 그 투명성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더구나 북한이 신고를 한다 해도 그에 대한 검증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때문에 이런 과정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레비 박사는 북한이 항상 핵문제와 관련해 주변국들을 속여 왔고 미국은 북한이 그렇게 할 수 없을 만큼의 큰 대가를 북한에게 치르게 하려고 애써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목록 신고 내용을 검증하는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