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북한 외무성은 남한으로부터 중유 1차 선적분을 받는 대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동결이라는 1단계 핵폐기 조치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6일 남한으로부터 중유 5만 톤이 모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첫 선적분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핵시설 가동을 앞당겨 중지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도 이미 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6자회담 과정을 진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민간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Gordon Flake) 소장은 북한이 그동안 보여준 협상 전술에 비춰볼 때, 중유 5만 톤을 다 받기도 전에 핵동결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Flake: (To me, it's an indication of N. Korean seriousness about the first phase.)
"북한이 핵동결이라는 1단계 핵폐기 조치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중유 5만 톤을 지원받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달 북한을 전격적으로 방문한 데 대한 답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한 바 있는 도널드 그레그 (Donald Gregg) 전 주한미국 대사도 현재까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2.13합의가 협조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레그 대사는 부시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과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한 결과, 북한이 핵동결에 융통성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Gregg: (I think all of this is a reaction to the fact that we are actually talking to them.)
"미국이 북한과 실질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대화를 많이 할수록 상호신뢰가 더 쌓일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핵동결 이후의 일입니다. 그레그 대사와 플레이크 소장 모두 북한이 핵시설을 전면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해야 하는 2단계에 접어들면 지금과 같은 협조적인 분위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은 북한이 핵시설 폐쇄에 들어가는 시점과 맞물려 이달 안에 열릴 전망입니다.
한편 남한 정부는 당초 오는 14일쯤 보내기로 한 중유 1차 선적분을 이틀 정도 앞당겨 오는 12일 울산항에서 중유 6천 2백 톤을 실은 첫 배가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의 말입니다.
신언상: 7월14일 이전에 첫 항차가 출항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현재로서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유를 실은 첫배가 북한 함경북도 선봉항에 도착하는 데는 이틀 정도면 충분합니다. 북한 외무성의 발표대로라면, 이달 중순쯤에는 영변 핵시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갈 전망입니다. 북한이 지난 2002년 핵동결 조치를 푼 지 4년 반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