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플루토늄 생산기록 공개 없이는 시리아 의혹 완전 규명 어려워” - 찰스 퍼거슨

0:00 / 0:00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미국의 유수한 민간외교단체인 외교협회(CFR) 소속의 핵과학자 찰스 퍼거슨 (Charles Ferguson)박사로부터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협력 의혹에 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퍼거슨 박사는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내용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 한,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핵물질을 넘겨받았는지 확실히 알아내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말합니다. 퍼거슨 박사는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 경수로 건설 사업의 핵안전 문제를 담당했습니다.

ferguson-200.jpg
미 민간외교단체인 외교협회(CFR) 소속의 핵과학자 찰스 퍼거슨 (Charles Ferguson)박사 - PHOTO courtesy of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문: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특수부대원들이 시리아에 침투해 핵물질을 확보했고 실험결과 이 핵물질이 북한산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는데요. 특정 핵물질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기술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겁니까?

답: It is possible. It's not easy to do.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은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두 가지입니다. 지난 90년대초 국제원자력기구가 사찰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플루토늄 시료를 충분히 확보했고, 이 시료에 대한 분석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보통 플루토늄의 출처를 알아낼 때 두 가지 방법을 쓰는데요, 먼저 플루토늄 생산과정에서 어떤 물질들이 섞였는지 분석합니다.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봉을 꺼낸 뒤 재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순수 플루토늄이 다른 물질들에 오염되는데, 이 물질들은 재처리 기술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보도대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핵물질을 빼왔다면 이것을 국제원자력기구가 확보하고 있는 북한산 플루토늄과 대조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북한이 똑같은 재처리 기술을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이 맞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에 재처리 기술을 바꿨다면 검사결과만 가지고 북한산이라고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문: 플루토늄의 출처를 알아보는 또 다른 방법은 어떤 겁니까?

답: Another way to analyze to the source is to look at the isotopic composition of the plutonium sample.

플루토늄 시료의 동위원소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검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핵물질을 생산한 원자로의 유형에 따라 플루토늄의 동위원소 구성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건데요, 북한의 경우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 한 곳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해왔고, 이 원자로의 특징과 일부 가동 기록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영변 원자로 관련 자료와 시리아에서 빼왔다는 핵물질 자료를 대조해보면 북한산인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를 위해서는 플루토늄 시료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는데요, 첨단 시설을 갖춘 실험실이라면 1그램이 안 돼도 검사가 가능합니다.

문: 방금 설명하신 방법을 사용하면 플루토늄의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까?

답: We don't know the details of the operating history.

북한 영변 원자로의 가동 기록이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검사결과를 완전히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영변 원자로를 사용하더라도, 원자로 가동 방식이나 사용 전압이 달라지면 플루토늄의 동위원소 구성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원자로 가동기록이 모두 확보되기 전까지는 플루토늄 시료를 검사한 결과만 가지고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문: 논란이 되고 있는 시리아의 기지를 국제원자력기구가 직접 사찰한다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답: Syria has signed a safeguards agreement with IAEA.

시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 협정에 서명했기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사찰 대상이 됩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특별사찰을 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거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요원들이 시리아에 들어가서 환경 시료를 채취한 다음에, 앞에서 설명한 대로 동위원소의 구성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검사 결과와 국제원자력기구가 90년대 초 북한에서 가져온 풀루토늄을 비교해 보는 겁니다. 물론 이 방법에도 한계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언론보도에 근거해 추측만 하는 것 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 영변 원자로의 가동기록이 모두 확보되기 전까지는 북한과 시라아간의 핵협력 의혹을 확실히 규명하기가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북한이 스스로 원자로 가동기록을 모두 공개한다면, 의혹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답: Absolutely, that's right. I've been holding out hope for the six-party talks and inter-Korean summit.

물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6자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협력 의혹을 이유로 이제 막 진전을 보이고 있는 6자회담이 지연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13합의에 따라 핵개발 계획을 전면 신고하기로 돼 있지 않습니까. 원자로 가동기록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관계자들이 북측에 이 부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