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리처드슨 (BILL RICHARDSON)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이끄는 민간 대표단이 오는 8일 북한을 방문합니다. 대표단에는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반도 담당 책임자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차 보좌관이 북측과 만나 6자회담의 재개 문제와 북한의 핵폐기 이행조치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앤소니 프린시피 전 보훈부장관이 이끄는 민간대표단이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합니다. 미국 백악관은 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간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북한측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한국전쟁 중에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를 돌려받는 작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간 대표단이긴 하지만 행정부 현직 관리가 포함돼 있는데다 미 국방부가 군용기까지 제공해 어느 정도는 공식적인 성격도 띄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민간 대표단의 북한 방문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방문목적이 미군 유해문제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대표단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한반도를 담당하고 있는 빅터 차 (Victor Cha) 아시아담당 국장이 포함돼있어 이같은 관측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빅터 차 국장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이기도 합니다. 수석 대표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빅터 차 아시아담당 국장이 북측과 만나 6자회담의 재개 문제와 북한의 핵폐기 이행조치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iksch: (Obviously he wouldn't be going unless it were approved by the White House. And probably the president gave the final approval.)
"백악관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빅터 차 국장이 방북 대표단을 따라가지 않겠죠. 아마 부시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있었을 겁니다. 차 국장이 북한에 가면 6자회담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로 북한이 4월중순까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아들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이 1단계 핵폐기 조치를 정해진 시간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북강경파들 사이에서 강력한 비판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로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는데요, 빅터 차 국장이 북측과 만나면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이 성사되기 위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지 논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반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리처드슨 주지사 일행의 북한 방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Klingner: Because there are no State Department members in the delegation, including Chris Hill, that may be done as a signal that this is not an official trip in lieu of six-party talks.
"이번 민간 대표단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비롯해서 국무부 관리가 들어있지 않은데요, 이것은 민간대표단의 북한방문이 6자회담을 대신하는 공식 방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빅터 차 국장이 북측을 만나도 새 제안을 내놓기 보다는,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한 만큼 북한도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함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미국과 북한 양측은 그전부터 미군유해 문제를 정치상황과 분리해서 다룬다는데 의견차이가 없습니다. 북한은 미군 유해 발굴에 협조함으로써 돈을 벌수 있었고, 미국은 해외에서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모두 거둬들인다는 정책이 있기 때문에 정치문제와 연계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번 대표단을 이끌 리처드슨 주지사는 부시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지난달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룬 만큼, 자신의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6자회담이 더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2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를 이뤄냈으나, 지난달 열린 후속회담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의 송금문제가 풀리지 않아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