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북한사회동향 Q/A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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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대북인권단체로 유명한 사단법인 <좋은 벗들>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에 위치한 한국 언론재단에서 2009년 북한사회의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좋은 벗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식량 부족, 150일 전투에 뒤 이은 100일전투, 그리고 연말의 화폐교환 조치 등 북한 사회의 변화상을 되짚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면 서울의 노재완 기자와 전화로 연결해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노재완 기자!

노재완: 네. 노재완입니다.

진행자: 보고서를 발표한 사단법인 <좋은 벗들>은 지난달 초 북한에서 신형독감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주목을 받았던 걸로 기억되고 있는데요. 이번엔 어떤 내용을 전했습니까.

노재완: 네.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벗들>은 그 동안 북한 내부소식을 가장 많이 전해준 단체로 유명한데요. 올 한해 북한에서 있었던 사회적 변화들을 최근 소식을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이날 발표는 좋은 벗들의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맡았습니다. 법륜 스님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식량, 특히 곡물가격과 농사상황에 대해서 소식을 상세히 전했고요. 화폐개혁과 그에 따른 변화된 시장의 상황 등도 전했습니다. 그리고 신형독감 발생상황과 인권상황 등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네. 그렇군요. 모두가 중요한 소식들인데요. 가장 먼저 북한의 식량상황이 궁금합니다. 어떤 내용들이 나왔나요?

노재완: 네. <좋은 벗들>은 전반적으로 북한의 올해 식량상황이 2008년 보다는 나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로 작년 농사가 예년 보다 잘 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도 역시 배급이 없는 상태에서 식량 부족이 심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식량 사정이 가장 좋은 지역 중의 하나인 평양과 회령조차도 배급이 중단되거나 감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법륜스님: 예를 들어 황해남도 옹진군, 룡연군, 은률군, 장연군에서는 올해 춘궁기에 농민들이 식량이 바닥이 나서 죽으로 연명했고요. 평양 룡성구역과 중심구역도 5월부터는 배급이 중단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 주민들은 하루 한 두 끼를 먹거나 죽으로 근근이 연명해 여전히 영양실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150일 전투 기간 농촌 지역에서 식량이 빨리 떨어진 가난한 농민들 중에는 아사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150일 전투 때문에 노동 강도가 세지고 노동 시간이 길이진 데 반해 식량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법륜 스님의 설명입니다. 전투가 시작한 뒤 한 달 정도는 점심이 배급됐으나, 그 뒤로는 배급이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최근엔 화폐교환 조치 이후 시장이 중단되고, 물가가 불안정해지면서 식량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 중에 굶어죽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선 주민들이 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텐데요. 아무래도 쌀 가격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예년의 가격과 비교해 쌀값이 안정됐다고 전했습니다. 곡물 가격은 쌀값 기준으로 1,800원에서 2,000원대로 유지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4천원까지 오른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인데요. 식량 가격이 올해 폭등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올해 시장을 강력히 단속했고, 150일 전투 때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력에 동원됐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상반기에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곡물가격은 9월 들어 한 때 2,500원까지 치솟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는데요. 그러다가 10월 추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다시 가격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최근 화폐개혁으로 곡물가격이 다시 2~3배가량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화폐개혁이 안정화되기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곡물 가격의 안정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란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앞서 지적했듯이 올해 북한이 흉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도 곡물 가격. 더 오르지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올해 150일 전투로 식량 증산을 독려했지만, 결과적으로 저온현상과 가뭄, 그리고 일부 지역의 홍수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았는데요. 법륜 스님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법륜스님: 함경북도는 5, 6월에 있었던 저온 현상과 7, 8월에 있었던 가뭄 피해로 ‘80년만의 흉년’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이 때문에 함경북도에서는 도당의 지시 아래 다른 지역에 알곡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길목마다 초소를 세우고, 보안서가 직접 알곡 유출을 단속했다고 법륜 스님은 밝혔습니다. 또 알곡 단속은 그 동안 황해도 지역 등 곡창지역에서만 이뤄져왔으나, 이번에 흉작이 예상되면서 함경북도 외에도 함경남도와 평안도 지역까지 단속이 확대됐다고 전했습니다. 옥수수의 경우 작년에 비해 30%가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는데요. 내년도에 식량 대란이 올 것이라고 법륜 스님은 경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량 확보가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내년도가 큰 걱정입니다.

진행자: 올해 북한 당국이 종합시장을 폐쇄하고 농민시장으로 전환을 시도했는데요. 그 동안 시장에만 의존해왔던 주민들에게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좋은 벗들>이 전한 최근 북한 시장의 동향도 알려주시죠?

노재완: 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 북한 당국은 시장을 축소하는데 역점을 두었는데요. 특히 150일 전투와 100전투를 통해 주민들이 시장에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이 매우 위축됐다고 법륜스님은 밝혔습니다. 법륜스님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법륜 스님: 6월에는 평남 평성 종합시장을 완전히 폐쇄해 큰 타격을 주었고요. 9월엔 장사 시간을 더욱 더 단축시켰습니다. 그리고 12월 들어선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상거래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물가 폭등과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장마당이 마비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국영상점을 통해 생필품 등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않는 이상 시장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법륜스님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화폐개혁으로 상거래가 잠시 중단됐지만, 시장은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군요.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시도한 이번 화폐개혁도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요. 화폐개혁에 대한 최근 주민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관련 내용들도 나왔습니까?

노재완: 네. 보고서는 이번 화폐개혁으로 자살한 사람도 발생했다면서 충격이 컸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시장에 의존해서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은 화폐개혁의 목적이 시장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발이 컸다고 했습니다. 주민들은 현재 새로운 국정가격에 촉각을 세우면서 새로운 물가를 적용할 경우 살림살이가 나아질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북한 당국은 최근 주민들에게 1인당 신 화폐 500원씩을 배려금으로 지급했다고 전했습니다. 500원은 예전 화폐 5만원에 해당되는 큰돈인데요. 하지만, 배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법륜스님은 전했습니다. 법륜스님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법륜스님: 배급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장사 단속에 대한 반발은 여전하고요.

진행자: 그렇군요. 다음으로 신형독감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북한의 신형독감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곳이 바로 <좋은벗들>인데요. 신형독감과 관련해 새로 들어온 소식 있나요?

노재완: 네. <좋은 벗들>은 북한의 신형독감이 중국 단동에서 국경을 넘어 전파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11월 한 달 신의주에서 20대 청년을 포함한 어린이, 청소년 4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12월 중순 북한 전역에 신형독감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전했는데요.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최근 북한 보건 당국이 긴급 대상 11호를 명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법륜스님: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가장 치료가 시급한 부상병 또는 세균감염자를 ‘11호 대상자’로 분류해 특별 관리를 합니다. 만약 11호 대상자가 있을 경우 도당 비서의 차라도 멈추고 11호 대상자를 차에 태우고 병원에 가야 합니다. 이번 경우는 이번 신형독감의 전염 속도와 위험성을 감안해 11호 긴급조치를 내린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주민들이 집이나 병원에 격리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해열제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까 얼음찜질만 하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약물 오남용으로 의료사고도 자주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한국 정부가 북한에 신형독감 치료제를 제공했지만, 검병 작업이 쉽지 않아 현재는 확진 환자가 강원도와 함경북도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한국의 신형독감 치료제를 받아야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군요.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열악한 위생 환경으로 신형독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이제는 북한 당국도 신형독감 확산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공표해서 확산을 막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 노재완 기자 잘 들었습니다.

노재완: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서울의 노재완 기자와 연결해 북한사회동향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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