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탈북자 러시아에 망명 신청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러시아 당국에 의해 북한으로 강제송환도중 하바로프스크에서 탈출했던 탈북자 정군철씨는 현재 유엔난민기구 (UNHCR)의 보호아래, 러시아 당국에 다시 망명신청을 했습니다. 탈북자가 러시아에 남겠다고 러시아 당국에 망명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러시아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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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벌목, 채취하는 모습 - AFP PHOTO/Frederic J. BROWN

UNHCR, 즉 유엔난민기구의 러시아사무소는 탈북자 정군철씨가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망명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정군철씨는 지난주 러시아 보안당국에 붙잡혀 강제 송환되는 과정에서,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의 한 보호시설에서 갇혀 있다가,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서 4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도망쳤습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러시아 사무소의 갱 리 선임 보호관입니다.

Gang Li: (Yes, he's in Vladivostok. He's applying asylum in Russia...)

"정군철씨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머물면서 망명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제 3국으로 가겠다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에 남겠다는 겁니다. 지금 망명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40대의 정군철씨는 러시아인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고 있으며, 10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의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중 탈출한 이후, 러시아에서 가정을 이루고 주욱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이나 제 3국이 아닌 러시아에 남기를 원한다고, 지난 4월부터 정씨에게 도움을 주었던 러시아 인권단체 ‘시민지원’ (Civic Assistance)이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스베트라나 가누슈키나 대표입니다.

시민지원: UNHCR and our organization really protected him...

"UNHCR과 저희 단체가 정씨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오렌버그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모스크바로 이주를 계획하고 직업을 찾던 중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는 모스크바 내에서의 취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저희 단체의 도움으로 불법체류자 자격을 합법 체류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중이었어요."

당초 한국 언론들이 보도한 부인에 대한 러시아당국의 제재는, 탈북자 정군철씨 부인과 아들은 애초 러시아 시민이기 때문에 정씨의 도주와 관련해 법적 제제를 받게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유엔난민기구의 리 선임보호관이 밝혔습니다.

Gang Li: (But his wife and son are Russians, Russian citizens...)

"정씨의 부인과 아들은 합법적인 러시아 시민입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 아닙니다."

러시아의 탈북자 제 3국 망명허용은 지난 1994년 북한과학원 연구원 출신 이민복씨가 유엔난민기구에서 난민지위를 처음으로 인정받으면서 시작돼, 현재까지 10여명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탈북자가 러시아에 남기 위한 망명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