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관련 정해진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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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지난 2일 제네바 북미 양자회담 직후 불거진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논란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현재 북한의 테러국 해제문제와 관련해 시기나 방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4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해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지난 3일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제네바 북미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고 적성국 교역법 적용도 끝내는 등 정치 경제적 보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이같은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톰 케이시 대변인이 4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Casey: (How this will be done and any timing under which it will be done is something that is yet to be determined.)

“북한을 언제 어떻게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6자회담 실무그룹들이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내용과 다음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 관한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케이시 대변인은 특정 실무그룹 회의를 근거로 어떤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각각의 실무그룹 회의들의 결과가 일관된 형태로 묶여져서 6자회담 당사국들의 합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케이시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해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국 관리는 4일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과거보다는 테러지원국 해제 측면에서 좀 더 가깝게 다가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테러국 해제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잔여 문제가 그다지 광범하지 않다고도 말했습니다.

미국측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과 북한이 5일과 6일 몽골에서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갖는 시점에서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주된 이유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이미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 북한이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문제를 연구해 온 래리 닉쉬 박사의 말입니다.

Niksch: (Since late last year in run-up to the conclusion of the Feb. 13th nuclear agreement and also after the conclusion of that agreement, Chris Hill has been linking normalization of relations increasingly only to the nuclear issue.)

"작년 말 이후 올해 2.13 6자회담 합의가 타결되기까지 그리고 2.13 합의 이후, 6자회담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점점 더 핵문제에만 연계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이것은 부시 행정부의 접근 방식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닉쉬 박사는 미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나름대로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지 모른다며, 북한을 ‘테러방지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로 계속 지정한 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는 빼주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으로부터 광범위한 경제제재를 받게 되는 반면, ‘테러방지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으로부터 군수 물자 수입이 금지되는 제재를 받게 돼 북한에게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닉쉬 박사는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