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16일은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식량의 날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90년대 중반이후부터, 북한의 식량사정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쳐왔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낮습니다.
1945년 10월 16일 캐나다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창설된 것을 기념하기 유엔은 매년 10월 16일을 세계 식량의 날로 정했습니다.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세계 식량의 날을 기념해 각종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유엔 식량농업기구라는 말조차 생소합니다. 탈북자 김춘애 씨입니다.
탈북자 김춘애: 북한에 농사도 잘 안되고 해서, 북한이 자급자족 할 수 없다고 해서 식량을 지원받는 다는 말은 있었는데요, 어디서 받는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탈북자 정영 씨는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는 미국의 앞잡이 정도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라고 말합니다.
탈북자 정영: (북한주민들은) 어떤 건지는 잘 몰라요. 일단 FAO라고 하게 되면 그냥 농업기구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좀 학식이 있는 사람들은 백과사전을 뒤져서 유엔농업식량기구라고 찾아보는 데 백과사전에도 국제유엔농업기구다라고 해 놓고 마지막에 주석을 달기를, ‘미제의 앞잡이로서 복무하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엔 기구들을 모두 이렇게 평가하죠.
정영 씨는, 예를 들어 북한에 대규모 홍수가 나서 식량농업기구 본부에서 피해 조사와 지원규모 산출을 위해 북한에 대표단을 보냈을 경우, 노동신문에 여권사진만한 조그만 사진 한 장과 함께, “유엔식량기구 입국”이라는 짤막한 기사가 나는 게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관영언론에서 유엔기구의 활동을 보도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영 씨는 북한 당국은 오히려, 유엔기구 직원들이 주민들과 접촉할까 우려해, 사상교육을 철저히 했다고 말합니다.
정영: 농산물 작황이나 지원내역 같은 것을 산출하려면 피해지역을 돌아보는 데, 이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세계에 퍼뜨린다. 따라서 이 사람들을 지원단체라기 보다 정보, 첩보 요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하지만 이 지원을 (북한) 당의 선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지원했다는 것 자체를 숨기거든요. 김정일의 성과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이 건 무엇 때문에 (유엔에서) 지원했거나 당신들이 수해 입었기 때문에 주는 거다라는 말을 하지 않죠.
식량농업기구가 북한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5년 8월 대홍수 이후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자, 북한 정부는 국제지원을 호소하고 나섭니다. 이에 식량농업기구는 세계식량계획 등 다른 유엔기구와 함께 대북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단순히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농업, 어업, 임업 관련 기술은 물론, 조류독감, 구제역 등 각종 전염병에 대한 방역사업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식량계획과 함께 일 년에 두 번 곡물작황실태조사와 평가를 실시해, 대북식량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