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경제 회생책을 포함한 4가지 국가안보 전략을 갖고 있다고 미 국무부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메릴 박사가 주장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내 정보분석국의 동아시아부 책임자인 존 메릴(John Merrill) 박사는 17일 주미 남한대사관 홍보원 강연에서 북한의 국가안보 전략에 관해 나름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메릴 박사는 흔히들 북한은 정보가 부족해 알 수 없는 나라로, 또 변화가 없으며 장기적인 전략도 없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북한에 관한 공개된 정보는 넘쳐나고 있으며 비록 북한의 변화의 속도는 느리지만, 과거 김일성 주석 시절과 비교해 볼 때 오늘의 북한에는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릴 박사는 특히 북한은 단기적인 전술만 있을 뿐 중장기적 전략이 없다고 하지만 실은 국가 부흥을 위한 장기 안보전략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전략을 다리 넷을 가진 의자에 비유하면서 그 첫 번째로 경제 회생을 꼽았습니다.
Merrill: (The first component is economic revival. He must know for N.Korea to survive over the medium and long term he has to restore the economy.)
"북한의 안보 전략 가운데 첫 번째 요소가 경제 회생입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북한이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경제회생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릴 박사는 북한이 주변국가의 원조에만 의존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외부의 개혁, 개방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경제회생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선 해외원조나 투자는 물론 해외 시장에 대한 북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과거 북한이 지난 2002년 경제 관리개선 조치를 취한 것이나 북한의 관영매체가 올 해 신년공동 사설에서 경제회생에 대해 크게 강조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릴 박사는 북한의 두 번째 안보 전략 요소로 전방위 외교를 꼽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여러 나라와 부단히 외교관계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특히 미국과 전략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게 북한의 이익에도 맞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erill: (To me it's clear that in the period from late 1990s to about 2002, Kim Jong Il was vigorously pursuing an expansion of diplomatic relations.)
"지난 1990년대 말부터 2002년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여러 나라와 외교관계를 확장하기 위해 활발한 노력을 펼쳤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인사들은 미국의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일본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있으며, 남북 정상회담도 이때 진행됐습니다. 김 국방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증권시장을 방문했고, 열차로 러시아도 다녀왔습니다."
메릴 박사는 이어 북한은 미국을 동북아지역의 균형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 판단하고,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사항으로 넣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밖에도 북한 지도부는 인민들의 지지와 강력한 군대를 안보전략의 중요한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릴 박사는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북한의 장기적 생존 전략상 서로 밀접히 연결돼 있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금처럼 핵을 보유하는 게 자신의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