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1만 명 시대

2007-01-2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올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 27일에는 남한의 비정부 단체인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는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남한 내 많은 탈북자들은 탈북자 만 명시대를 맞이해 이제 남한 정부가 좀 더 체계적으로 탈북자들을 관리하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나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난 3일을 기해 남한으로 망명한 탈북자 수가 1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입국 현황을 알려주시지요?

남한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남한으로 건너온 탈북자들의 수는 매년 10여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북한에 대홍수와 가뭄으로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탈북자들의 남한행이 매년 두 자리 숫자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1998년부터는 탈북자 수가 세 자릿수로 늘어 2002년부터는 1천명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2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남한에 입국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조사와 교육을 마치고 주민증을 받은 인원은 지난해 말 현재까지 9천 265명이고, 탈북자 정착시설인 ‘하나원‘같은 곳에서 조사나 교육을 받고 있는 인원이 4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비록 남한에는 아직 오지 못했지만, 탈북자 1만 명에는 남한 정부의 보호를 현재 받고 있는 탈북 난민들도 포함이 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탈북자 수가 1만 명이 되었다‘함은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인들을 포함해 현재 태국과 몽골 등지에서 남한 대사관이나 영사관의 보호를 받으며 남한에 입국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500여명의 탈북자들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탈북자 1만 명 시대’는 북한을 탈출한 이후 남한 정부로부터 직접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9천5백명과 이처럼 해외 남한 공관에서 간접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5백여명의 탈북자들을 합쳐 1만 명이 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탈북자들이 북한을 떠나온 이유는 무엇으로 조사됐습니까?

지난 해 12월 미국의 북한인권운동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경지역에 숨어 사는 탈북자 1300여명 가운데 95%의 탈북자는 북한을 탈출한 동기를 ’경제적인 이유‘라고 대답했습니다. 오히려 김정일 정권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이나 ’박해‘는 극히 적은 4%에 그쳤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보고서 결과를 놓고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난 속에서 탈북자들이 ’앉아서 죽느니 목숨을 걸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북한을 떠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네.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일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우선 남한에 사는 탈북자 이애란씨가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말한 내용을 함께 들어보시지요.

이애란: 사람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유능한 조건이 잘 안돼서 어려워요. 그게 돈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돈만 해결된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지요. 아무래도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구요. 또 대한민국 사회가 보면 모든 거래들이 학연, 지연 같은 내적인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차별을 한다’라기 보다는 이 사람들이 내적 네트워킹이 하나도 없는 데서 어렵고. 또 그렇게 유능하지 못하니까 아무래도 기업에서 안 좋아 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이애란씨의 말처럼, 탈북자들의 가장 일차적인 문제는 생계유지인데 남한사회에서 겪게 되는 차별로 인해 쉽지가 않다는 게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남한정부는 현재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에 대해 1인당 약 5천만원, 미화로 5만달러 정도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죠?

그렇습니다. 남한 정부는 초기 정착금과 주거 가산금, 취업 보조금, 직업훈련비 보조금 등으로 5만달러 정도를 나눠서 주고 있는데요, 남한에 사는 탈북자 박춘미씨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지원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박춘미: 지금 정부에서 크게 탈북자들 도와주는 게 뭐 있어요? 정착금도 작지... 크게 도와주는 거 없어요. 아직 탈북자들을 위한 정책이 크게 밝혀진 것은 없어요. 지금 하나원 졸업해 나와서도 정착금이 작으니까 집 보증금도 채 못 물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나원을 졸업하고도 주택 마련이나 취업 제공 등 탈북자들이 제대로 사회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죠?

네.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남한정부의 정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민: 탈북자들에게 임대 주택을 주는 문제도 장기적으로 계획을 못해서 최근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영구임대가 아닌 국민임대라는 곳에서 살고 있고 정착금 문제도 초기에 3700만원을 주다가 지금은 1000만원 정도를 준다고 하는데, 취업 문제에 있어서는 경쟁이 안 되는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너희들 일을 하면 돈을 주겠다. 그러는데 탈북자들이 일을 안하고 싶어서 안하는 것이 아닌데 특정 사람들한테만 혜택이 갈 수 있다는 것이죠.

탈북자단체인 숭의동지회의 최청하 사무국장도 현재 정책은 미흡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최청하: 탈북자 1만명 시대에 도래했는데 정부가 실제 탈북자들이 정착할 수 있는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확립하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취업과 관련해서 뚜렷한 방안이 없습니다.

이처럼 탈북자와 이들의 남한 내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들은 남한정부가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 해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