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은 다음달 2일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말 남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겠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 측이 핵문제와 관련해 남한 국민들이 놀랄 만큼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희박하며 두 번째 정상회담인 만큼 남한 국민들도 첫 정상회담 때보다는 이성적으로 회담 결과를 살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국의 보수적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올해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음주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 당국이 노리는 정치적 목적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Bruce Klingner: (I think the timing of the summit certainly raises questions as to whether it has political purpose and that would be two folds...)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시기는 충분히 이번 회담에 정치적 목적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그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우선 남한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전 남북정상회담 성사라는 업적을 원하는 것이고 북한 김정일 정권은 남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쳐 보다 친북적인 차기 정권이 남한에 들어설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원하는 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한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남한 국민 대다수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길 원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진전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문제는 되도록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북한 측도 오래 전부터 핵문제는 미국과 논의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아직 핵폐기와 관련된 결단을 내리지 않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한 것은 상황을 잘못 판단한 실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Scott Snyder: (There is a possibility that there was a miscalculation that maybe one reason why the summit has been postponed in addition to flood...)
"북한이 뭔가 계산착오를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상회담이 한 번 연기된 것은 홍수피해 이외에도 이러한 계산착오로 인해 어떤 대비책을 세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고 또 그동안 북한 측은 남한 국민들이 정상회담에서 뭘 원하는 지를 조금 더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폐기와 관련해 북한이 크게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북한의 의도대로 남한 대선정국에 영향을 미치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한 국민들도 이제는 북한과의 말 뿐인 평화선언, 또 남북경협 강화 등에 대해서는 크게 감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 선임연구원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합니다.
Derek Mitchell: (I think it depends what comes out of it. I don't see any evidence that anything so dramatic will come out of it in terms of denuclearization...)
"물론 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겠지만 아직까지 북한이 비핵화나 핵목록 신고와 관련해 획기적인 입장을 밝히고 그런 방향의 행동을 할 것이란 증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남한 국민들은 지난 2000년 첫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조금 더 감정적으로 성과를 평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번째 회담인 만큼 더 이성적으로 회담의 결과를 중요시할 것으로 봅니다. 아직 회담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남북정상회담이 남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주목할 만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스나이더 연구원은 비록 가능성은 낮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남북정상회담을 이용해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강하게 천명한다면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