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영국의 유수 민간연구기관인 채덤하우스(Chatham House)의 동아시아 전문가 존 스웬슨-라이트(John Swenson-Wright) 박사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스웬슨-라이트 박사는 최근 잇달은 북한과 시리아 간 핵협력 의혹 보도가 북한이 보다 더 명확한 핵목록 신고를 해야한다는 압박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 최근 미국 언론은 연이어 북한과 시리아 사이 모종의 핵개발 협력에 대한 의혹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6자회담 진전에 악영향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요?
답: 물론 6자회담 진전에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이번 보도에 이어 유럽을 방문한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고위 관리의 관련 발언도 있었습니다. 부시 행정부 내에 여전히 북한과의 협상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 힐 차관보는 되도록 빨리 6자회담을 진전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 내에서 이같은 방향을 찬성하는 이들이 어느 정도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최근 부시 행정부 내 분위기는 보다 실용적인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고 적극적으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고 있는 이들은 이번 의혹이 6자회담 진전을 가로막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인해 북한은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모든 핵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프로그램 뿐 아니라 2002년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 내용도 보다 명확히 신고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문: 북한은 연내 핵시설 불능화를 약속했는데 실제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답: 완전한 북한 영변의 원자로 등 핵시설의 불능화를 위해서는 북한 측의 구체적이고 완벽한 기술적 협조가 필요합니다. 북한 측은 공개적으로 그 대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 준다고 밝힌 만큼 그 문제와 연계돼 풀릴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열릴 6자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측의 입장이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그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 후 국제사회에 편입되고 싶다는 점을 크게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북한이 핵폐기를 향한 확실한 결단을 내렸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문: 미국은 북한의 핵불능화 조치 이행에 따라 별 어려움 없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가능성은 있지만 그간 북한의 행태로 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 측의 큰 양보(concession)조치로 인식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적어도 과거 5년 동안은 테러행위에 가담한 증거가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으로서는 일본과 북한의 납치 관련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일본은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에 이어 총리가 될 것으로 유력시되는 후쿠다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경우 미국이 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으로 봅니다.
문: 일각에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정도에서 멈춰 핵무기의 완전 폐기에는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요?
답: 지난 90년대 중반 제네바 핵합의 이후를 뒤돌아보면 핵동결 이후 북한이 더 이상의 핵폐기는 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컸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2.13합의에서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물질 등을 포함해 모든 핵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완벽한 신고를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합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관건은 이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그 최선책을 찾는 것입니다. 북한 측의 양보 조치와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의 양보 조치가 서로 조화돼 나갈 때 장기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