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해제, 의회 통고 시한 넘겨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연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가 의회에 통보하는 마감시한인 16일 의회는 부시행정부로부터 테러지원국 해제를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통보가 지연되면서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거부감도 높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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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Robert Gallucci) 전 국무부 차관보 - RFA PHOTO/박정우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한과의 핵 협상을 이끌었던 갈루치 (Robert Gallucci) 전 국무부 차관보는 15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북한 핵 목록 신고 과정에서 진실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Gallucci:북한이 보유중인 플루토늄의 양을 속이고 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 개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 핵무기 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는다면요?

이달초 북한의 핵시설을 직접 돌아본 북한핵 불능화 실사팀에게도 북한이 핵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튜브관을 보여줬지만 실제 핵무기 제조에 사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아예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백악관의 국가안보위원회가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면서 북한을 더욱 압박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내 많은 핵문제 전문가들도 또같이 핵개발을 시도했는데도 미국정부가 이란에는 초강경 입장을 보인 반면 북한에는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등 2중 잣대를 들이댐으로써 앞으로 다른 핵문제를 다루는데 나쁜 선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국무부는 어제 힐 차관보가 개인방문 형식이었지만 의회를 방문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데 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한데 이어 조만간 북핵 불능화 전문가 실사팀을 이끌었던 성 김 한국과 과장이 의회를 찾아 불능화 진행 과정에 관해 의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현재 워싱턴의 분위기는 국무부만 고립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민간연구소와 학계 그리고 의회 등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에 대한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렇게 높은 데다 납치자 문제 선결을 요구하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말것을 요구하는 일본의 반발을 무마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북한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핵 사찰 등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Gallucci:신뢰할 만한 핵 사찰 기구를 통해 과연 북한이 핵 불능화와 핵 목록 신고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

연내 대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인 16일까지 부시 행정부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한 미국 의회는 19일부터 2주간 추수감사절 휴회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