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BDA 다음 우선 순위는 테러지원국과 적성국 교역법 문제

워싱턴-김연호

북한 핵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돼 왔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6자회담 합의이행을 위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금융체제에 정상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또다른 이유를 들어 핵문제 해결에 미온적으로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25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자금이 북한의 요구대로 송금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9월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한 지 거의 2년만에 이 문제가 일단락된 겁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지난 2월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과 26일부터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검증, 감시할 방법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14일 미국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돈세탁 등 북한의 불법행위로부터 국제금융체제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폴슨 장관은 북한의 행태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금융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방코델타아 아시아 은행 말고도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들을 움직여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앞으로 반응할지가 관심사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의 말입니다.

Sigal: (There are other banks that froze N. Korean accounts after they saw what the Treasury did to BDA.)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내린 제재조치를 보고 북한 계좌를 동결한 은행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계좌들이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는 별도로 이 문제는 아직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국제금융체제로부터 차단돼 있는 한 핵문제 해결에 협조할 수 없다고 버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 문제에 얼마나 우선순위를 둘지는 불투명합니다.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입니다.

Flake: (There's a very high risk that other preconditions or obstacles will raise up.)

“북한이 핵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금융문제 말고도 다른 전제조건이나 걸림돌들을 제기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은 미국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과 적성국 교역법의 적용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미국과 남한의 합동군사훈련과 유엔 개발계획의 대북 사업논란 등도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환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6자회담이 타결된 후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실무단 회의에서 테러지원국 명단과 적성국 교역법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과 시갈 박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는 단계를 마무리 짓고 나면 우선 이 문제부터 처리하자고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개발 계획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다음 단계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미국이 또다시 금융조치를 앞세워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