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북한과 태국은 지난 70년대 후반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 여성을 찾는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태국 외에도 일본과 루마니아 등 전세계 12개국에서 수백명에 달하는 외국인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와 현황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우선, 교도통신의 1일자 보도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네, 교도통신은 70년대 후반에 실종돼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 여성 아노차 판조이(Anocha Panjoy)씨를 찾는데 북한과 태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즉, 동남아국가연합의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태국의 닛야 피불송그람 외무장관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은 막후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이 같은 합의를 했다는 것이죠.
아노차씨는 언제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까?
아노차씨는 지난 1978년 5월 마카오에서 보석가게 점원을 하던 마카오 여성 2명과 함께 일본인 부자행세를 하던 후쿠다라는 남성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은 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노차씨는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인 찰스 젠킨스(Charles Jenkins)씨의 수기에도 등장했던 인물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이 수기의 저자인 찰스 젠킨스씨는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다 탈영 후 북한에서 40년간 살다 지난 2005년 일본에 정착한 인물인데요. 그는 자신의 수기인 ‘고백’에서 태국 여성인 아노차 판조이씨가 29년전 마카오에 돈을 벌러갔다가 납북됐고 평양에서 자신과 같은 아파트 10년 동안 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젠킨스씨의 부인인 소가씨는 아노차씨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오빠가 있단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노차씨는 현재 다른 월북 미군병사와 결혼해 북한에 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젠킨스씨의 책에는 아노차씨 말고도 북한에 의해 납치된 또다른 외국인이 등장합니다.
젠킨스씨의 ‘고백’에 등장하는 또 다른 외국인 납북자는 누구입니까?
루마니아 여성인 도이나 붐베아씨인데, 젠킨스씨의 수기를 보면, 일본인 아내인 소가 히토미씨에겐 루마니아 출신의 여성 친구가 있습니다. ‘도이나’라는 친구는 소가씨처럼 북한비밀 요원에 의해 납치됐는데, 20년간 북한에 살면서 비밀요원들에게 루마니아 문화와 루마니아어를 가르쳤다고 소개됐습니다.
지난 3월에 루마니아 일간지인 '에베니멘툴 질레이(Evenimentul Zilei)'는 지난 78년 북한 비밀요원에 의해 납치된 도이나 붐베이씨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붐베이씨는 지난 62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북한에 넘어간 뒤 현재까지도 북한에 살고 있는 미국인 탈영병인 조 드레스녹(Joe Dresnok)씨의 둘째 부인입니다. 도이나 붐베아씨는 지난 97년 1월에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북자 문제라 하면 일본도 빼놓을 수가 없지요. 일본 정부는 납북자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없다고 단언했는데요, 아직까지도 납북자 문제는 답보상태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2002년에 북한당국은 1970년대와 80년대 13명의 일본인들을 북한으로 납치했다고 시인하고, 그 가운데 5명을 일본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나머지 8명은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일본인들은 북한당국이 사망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통해 아직 이들이 북한에 살아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제기된 북한의 외국인 납치 가능성에 대해 알려주시지요?
2005년 남한의 월간조선 1월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78년 중국인 흥렝잉씨는 마카오의 큰 보석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30세 가량의 청년 두 명의 요청으로 관광아내를 갔다가 큰 배편으로 납치됐습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여성 4명도 29년 전 북한에 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고백’의 저자인 찰스 젠킨스씨는 북한에 있을 때 이들을 만났다고 증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북한의 전세계 국가별 외국인 납치 현황은요?
일본 납북자구조연합이 지난 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12개 나라에서 최소한 523명이 북한에 납치됐습니다. 나라별로는 남한인이 485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인 16명, 레바논인, 말레이시아인이 각 4명, 프랑스인, 이탈리아인이 각 3명, 마카오 출신의 중국인과 네덜란드인이 각 2명, 태국인, 루마니아인, 싱가포르인, 요르단인이 각 한 명씩입니다. 납북자구조연합은 지난 76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첩보원 교육의 현지화를 지시한 이후 북한의 납치공작이 활성화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