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seoul@rfa.org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들이 원치 않는 정권이 남한에 들서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의 반응을 전합니다.
일본 언론들도 7년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란 빅 뉴스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NHK 등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국들은 청와대와 조선중앙통신의 공식 발표문을 인용해서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다고 되풀이 방영했습니다.
아사히 신문을 비롯한 주요 신문들도 인터넷 판과 석간 등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뉴스를 톱 뉴스로 취급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햇볕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 당이 정권을 획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남북 양측의 의견이 일치한 결과라고 풀이했습니다.
특히 산케이 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은 “남한을 북쪽으로 끌어 당겨 한국과 일본을 분리할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납치문제에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일본을 고립화시키는 것이 북한의 또 다른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게이오 대학의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임기를 반년도 채 남기지 않고 있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통해 훗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과도한 대북 퍼주기를 하지 않을 까 심히 염려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코노기 교수는 또 “미국과 일본은 6자 회담의 성과가 가시화 되기 이전에 한국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일 양국은 플러스보다는 마이이너스 요인이 더 많은 회담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이번 정상회담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오카자키 연구소의 오카자키 히사코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측이 “6자 회담에서 결정된 것 이상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북한이 더 이상 양보할 필요가 없어 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석유에서 쌀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들어간다면 북한의 비핵화문제는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오카자키: 석유, 쌀 등 모든 것이 한국에서 들어간다면 북한은 비핵화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질 것이다.
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이즈미 하지메 전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노린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새로운 정권이 노무현 정권과 같은 혁신정권이라면 5년간은 남으로부터의 각종 물자 지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했습니다.
이즈미: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노린 것이 분명하며, 햇볕 정책 추진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핵의 문제는 6자 회담에서 협의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그것을 참작해 대응하기를 바란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과도한 양보를 견제했습니다.
아베 총리: 한국도 6자 회담을 참작해 대응하기 바란다.
또 납치문제에 대해서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는 일본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이며 반드시 해결하지 안 되는 문제이다. 일본의 강력한 의지를 한국 측에 설명하도록 아소 외상에게 지시했다”며 한국 측이 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해 주도록 요청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일본과 북한의 첫 정상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난 2년 뒤인 2002년9월 개최됐습니다.
당시의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에게 직접 만나 보도록 적극 권유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나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뒤이어 북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합니다. 우선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대패의 책임을 지고 언제 물러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은 납치문제나 조총련 문제에 강경한 아베 총리가 퇴진할 때까지 가능한 한 일본과의 대화 재개 시기를 늦추려 할 것이라고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