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내 테러지원국 해제 난망”

0:00 / 0:00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력 의혹 보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 하원에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기 위해서 핵확산 금지 등 여러 조건을 먼저 충족해야 한다는 법안이 이르면 25일중 제출될 예정입니다. 올해 내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조치 이행과 함께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john_feffer-200.jpg
미국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존 페퍼 (John Feffer) - RFA PHOTO/최병셕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북한은 양자접촉을 갖고 북한의 연내 영변 핵시설 불능화에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비록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북한 측은 미국이 연내 북한의 불능화에 따라 테러지원국 해제 등 보상조치를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달 중순 미국 뉴욕타임즈 신문의 최초 보도로 불거진 북한과 시리아 사이 핵개발 협력 의혹은 연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 서방 언론들에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는 23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핵시설을 폭격하기 앞서 그 곳에서 북한산 핵물질을 발견했으며 지난 6일 폭격으로 북한 사람들도 함께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일 이런 일련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의 연내 테러지원국 해제도 그만큼 힘들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과 시리아간의 핵협력설과 관련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Larry Niksch: (Given the kind of emotional and vociferous North Korean statement about this, I believe that North Koreans at the target...)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 보도 직후 나온 북한의 감정적이고 격렬한 비난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이번 폭격으로 인해 북한 고위 기술자들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번 보도가 나온 시점도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의혹 보도 직후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단계 시간표를 짜기 위한 차기 6자회담이 예정돼 있었고 남북정상회담도 곧 열릴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핵협상 진전에 불만을 가진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이번 의혹 관련 정보를 언론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시리아가 북한과 함께 미 국무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이른바 불량국가이고 이런 시리아와 북한을 핵확산 공범으로 연계시키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보다 명확한 증거와 함께 관련 진상이 밝혀져야 이번 보도의 배경과 앞으로의 6자회담 향방을 점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이번 보도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의혹으로 인해 앞으로 6자회담 과정, 특히 북한의 핵목록 신고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입니다.

영국 민간 연구기관인 채덤하우스(Chatham House)의 존 스웬슨-라이트(John Swenson-Wright) 박사는 이번 의혹 보도가 핵목록 신고를 보다 명확히 하라는 압박으로 북한에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고 미국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존 페퍼 ‘외교정책 초점(Foreign Policy in Focus)’ 편집인도 북한의 핵목록 신고 과정에서의 마찰로 인해 6자회담 진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ohn Feffer: (With these allegation of possible nuclear deals with Syria, this will make obviously in accounting of its full programs potentially very difficult.)

"북한과 시리아 사이 핵거래 의혹은 북한의 완전한 핵목록 신고를 매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이번 의혹 보도 전에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던 북한의 핵확산 문제를 중요하게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핵목록 신고 과정에서 핵확산 관련 의혹도 함께 명확하게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14일 국무부 기자설명회에서 힐 차관보의 말입니다.

Chris Hill: (As we go through the declaration phase, you know, we need to be very clear on what's been going on.)

"앞으로 북한의 핵목록 신고 단계에서 우리는 그간 북한의 핵확산 활동과 관련해 매우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앞으로도 시리아나 다른 나라와의 핵확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대해 미국이 북한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넘어가기가 힘들어졌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핵폐기 2단계 과정, 즉 북핵 불능화 단계 이행이 전반적으로 순탄치 않을 것이며 특히 북한의 연내 테러지원국 해제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하원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시키기 어렵게 하는 법안을 마련해 이르면 25일 중 하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이번 법안에 정통한 미 의회 소식통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이번 법안은 지난 봄부터 구상된 것으로 최근 시리아와 북한의 핵협력 의혹이 보도되기 전인 9월초부터 초안이 작성되기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대북강경파 의원인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의원과 일레나 로스-레티넨 의원 등은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을 성급하게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외교협상의 한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던 바 있습니다.

의회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법안의 핵심은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에 핵과 미사일 개발 관련 기술과 물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기 전에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납치한 일본인들도 모두 석방해야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