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북미수교는 북한 완전한 핵 포기의 한 조건” - 패트릭 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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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독일 세계지역연구소(GIGA: German Institute of Global and Area Studies) 산하 아시아연구소(Institute of Asian Studies) 패트릭 커너(Patrick Kollner) 박사로부터 최근 6자회담과 북미 관계정상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커너 박사는 북한이 모든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등 포괄적인 안전보장이 먼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커너 박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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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ourtesy of GIGA Institute of Asian Studies

최근 6자회담 진전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신다면요?

우선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한 것은 긍정적인 조짐입니다. 북한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남한의 중유 제공을 확인하고야 그러한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북한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는 6자회담 2.13 합의의 첫 번째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북한의 핵폐기 까지는 많은 ‘함정’(pitfall)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등 6자회담이 진전을 보인 원인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 양자대화를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견해에 동의하십니까?

네,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는 그간 지지부진하던 6자회담을 진전시키는 하나의 필요조건이었다고 봅니다. 미국이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서게 된 배경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대패하고 북한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6자회담 진전에 조금이라도 협조하고 있는 배경은 뭐라고 보십니까?

북한에게 있어 반대급부를 받고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으로 봅니다. 핵심적인 문제는 북한이 최종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핵무기 등을 모두 포기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어떤 나라가 한 번 핵무기를 보유하고 나면 그것을 포기하기가 매우 어려웠었습니다.

커너 박사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북한이 과연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십니까?

개인적으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미국 등으로부터 포괄적인 체제안전보장을 약속받는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와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는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핵을 포기할 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조건들이 충족된다 해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6자회담을 마치고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경수로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핵합의로 돌아가는 듯한 인상인데요. 그 때와 달라진 것은 미국 뿐 만 아니라 다른 관련국들도 6자회담이라는 다자 틀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경수로보다는 그에 상당하는 에너지 지원이라든지 북한의 기존 재래식 발전시설을 보수하는 등의 여러 대안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도 꼭 실제 경수로 건설만을 고집하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을 마치고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북한 핵문제를 모두 해결하길 바라며 또 그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모든 것이 미국 측 계획 되로만 진행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협상 과정을 예상해 본다면 어떤 사소한 북한과의 마찰로도 협상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미국 측 입장에서도 북한 문제가 이라크 문제라든지 다른 외교안보 문제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또 2008년 말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어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서 지적한데로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예상되는 많은 함정(pitfall)들을 어떻게 잘 극복해 내느냐 여부입니다.

북한의 인권문제가 북미관계 정상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인권문제는 언제든지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미국 의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집한다면 북미관계 정상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 측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수위를 낮추고 큰 문제로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독일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독일은 언제나 남한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해왔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대북정책은 유럽연합의 대북 정책과 함께 보조를 맞춰왔습니다. 유럽연합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핵심 당사자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