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상재해, 사전 대책 미비 탓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북한은 기상재해에 대한 조기경보체제가 없고 사후평가마저 준비되지 않아서 국제지원조차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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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대동강 물이 불어나 평양의 건물들이 잠긴 모습 - AFP PHOTO / KCNA via KNS

현장음: 조선중앙 방송 보도 “지난 7일부터 내리고 있는 폭우로 인해 나라 전반적으로 큰물에 의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평양 대동강이 불어나 건물과 도로가 물에 잠긴 상황을 보도한 내용입니다. 피해상황만을 며칠 동안 반복해 보도하던 조선중앙방송은 비가 그친 뒤에는 복구상황을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하는 복구상황 화면을 보면 파괴되거나 유실된 피해물을 복구할 만한 중장비도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손으로, 삽으로, 밀가루 포대를 이용해 홍수 피해를 막고 있는 게 고작입니다. 해마다 계속되는 물난리에 남한과 국제사회는 시멘트도 많이 보냈지만, 북한의 피해지역 화면을 보면 제방도 보이지 않습니다.

해마다 홍수가 계속되는 데도 북한의 관영매체등이 사전에 이를 경고하는 방송도 없고, 비가 와서 피해가 나더라도 이에 대처하는 재난방송은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상재해 정보마저 군이나 당에서 독점하고, 일반주민들을 위험상황에 대비하도록 돌보는 국가의 기본시스템이 제대로 돼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독일 비영리 민간 기후연구소인 ‘저먼워치 (Germanwatch)'의 스벤 하멜링 선임연구원입니다.

Sven Harmeling: (One has to confess that North Korea is such a politically problematic system which does not care much about its people. Then the people has less possibility to prepare for such events, and also in case an event occurs, the structure to ehlop the people are lacking...)

북한은 정치적으로 문제가 많은 체제입니다. 왜냐면 이 체제는 자국민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거든요. 그러다보니 북한주민들은 홍수 등의 기상재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해서 준비도 못하고, 또 막상 재난이 발생해도 이들을 도울 체계가 없습니다.

하멜링 선임연구원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북한이 홍수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대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취약한 나라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하멜링 선임연구원은 북한처럼 가난하고 자연재해가 심한 나라로 방글라데시를 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가 조기경보체제 등 사전대책 마련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지난 10여 년간 재해예방능력이 대폭 강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빈곤국 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열대 몬순기후에 의한 잦은 태풍과 홍수 피해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후위험지수 상위 10개국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도 홍수나 가뭄 등 재해 예방을 위해 상시 측정, 조기경보, 비상대비계획 등의 정비와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북한체재에서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하멜링 연구원은 우려했습니다.

Sven Harmeling: (I think it will not improve without doing nothing. The political structure has to be improved...)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는 개선되지 않을 겁니다. 우선 북한의 정치구조가 보다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합니다. 당장은 내년에 동아시아 쪽에 태풍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의 북한 시스템으로는 또다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5년 대홍수 이후,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유엔기구, 비정부기구, 개별국가들이 현재까지 계속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1995년 이후에도 가뭄, 해일, 냉해 등의 자연재해 발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제적 지원도 북한당국의 재난방지를 위한 사전, 사후 노력이 부족할 때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