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해 달력값 세배 껑충 ‘언감생심’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1.12.29
북 새해 달력값 세배 껑충 ‘언감생심’ 북한이 발행한 2021년 달력(왼쪽)과 새해 (2022년) 달력의 표지 사진.
/RFA Photo

앵커: 북한에서 제작한 2022년 새해 달력이 너무 비싸 주민들은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새해 달력에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에 대한 충성 구호를 덧붙여 김정은 우상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요즘 새해 2022년 달력이 출판되어 각 지역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평양에서 인쇄된 색채사진이 담긴 달력은 비싼 가격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연말이 되면서 장마당에서는 국내에서 인쇄된 2~3종의 달력이 팔리고 있다”면서 “그중 총 여섯 장에 앞뒤로 월별 날짜가 인쇄된 달력은 평양 외국문출판사와 봉화출판사에서 인쇄한 것으로 종이의 질이나 풍경 사진 등 품질이 좋아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는 작년에 비해 주민들의 생활형편이 많이 악화되었는데 달력 가격은 예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면서 “달력 제작에 필요한 종이와 인쇄잉크 등 중국산 재료 수입이 어렵게 되면서 달력 가격이 일반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뛰어 올라 주민들이 달력 하나 마음 놓고 마련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작년까지 만해도 질 좋은 아트지에 천연색사진이 인쇄된 6장짜리 번지는(넘기는) 달력 하나를 시중에서 중국 돈 10원 안팎이면 구입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요즘 나온 이 천연색 번지는 달력 하나가 중국 돈 30원에서 고급 달력은 40원까지 올라 강냉이 수십 kg 값과 맞먹게 되었으니 웬만한 돈주가 아니면 누가 선뜻 달력을 구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올해는 지난해보다 늦었지만 며칠 전부터 새해 달력이 장마당에 나왔다”면서 “12개월이 한 장에 인쇄된 한 장짜리 간이달력과 열두 달이 앞뒤로 인쇄된 6장짜리 번지는 그림달력이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 장씩 번지는 6장짜리 달력은 원래 국정가격으로 내화 3,000원(중국 돈 약 3원)에 각 기관 기업소, 단위들에 한정된 부수가 배포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기관 기업소에 배포된 달력이 장마당에 빼돌려져 지난해에는 10위안선에서 거래됐는데 이번에 30~40 위안이라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렇게 번지는 달력의 값이 천정부지로 뛰자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그런데다 당국에서 해마다 연말에 모든 인민반 세대에 공급해주던 한 장짜리 달력도 올해에는 영예군인이나 노병 세대 등 특별공급으로 제한하면서 일반 주민들은 달력도 없이 한해를 보내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새해 달력에는 한 가지 달라진 점이 눈에 띄는데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 밑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안녕을 삼가 축원합니다’라는 구호를 덧붙여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새해 달력에 총비서(김정은)의 안녕을 축원한다는 문구가 공식적으로 표기되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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