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입국 탈북자, 일하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0:00 / 0:00

최근 라오스와 태국 등 제 3국에서 남한행을 기다리고 있는 탈북자들의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제 3국에서 현지 탈북자 지원단체가 마련한 안전가옥 또는 현지법에 따라 불법 월경자로 처리돼 이민자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어려움 끝에 남한에 도착한 탈북자들이 남한에서는 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defector_200.jpg
남한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RFA PHOTO/ 이진서

탈북여성 김은지(가명)씨는 한 달 전 남한의 탈북자 정착지원 교육시설인 하나원을 나온 언니 순지(가명)씨를 찾았습니다.

김은지: 참외를 깍아야지, 남은건 냉장고에 넣어야 하나?” 아니 얼어 언니야 안돼, 언니네 집에 오면서 뭘 사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쟁반을 사온 다는 것이 그냥 왔네...

김은지씨는 5년 전에 남한에 입국해 서울에 임대 주택을 받았지만 언니의 경우 서울에서 한 시간 반가량 남쪽에 있는 인천에 소래 포구에 임대 주택을 받았습니다. 남한입국 탈북자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있는 임대주택을 받지 못해 남한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니인 순지씨가 느끼는 불안감은 단순히 가족과 함께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자신이 벌어서 먹고 살아야만 한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더 컸습니다.

김순지: 하나원에서 나올 때 통장에 243만 원 있었어요. 거기서 이불도 사고, 가정용품을 다 샀어요. 총 어림잡아 250만원 정도 있었는데 전부 쓰니까 잔액이 40만원 밖에는 안 남았단 겁니다.

보통 탈북자들이 최소 한 달 필요로 하는 생활비는 30만 원 선, 미화로 300달러 정도입니다. 아파트 관리비를 내고 전화비와 각종 세금 그리고 최소의 음식을 먹는 비용입니다. 남한정부가 지급하는 탈북자 정착금으로는 영화관에를 간다든지, 외식을 한다든지 하는 것을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순지씨는 말합니다. 동생의 경우는 자신이 남한에 온지 5년 전만 해도 탈북자들이 몇 년간은 크게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김은지: 5년 전에 나왔을 때는 남자든 여자든 혼자면 세대주인데 세대주에게 3,700만원 부양가족은 800만원, 어린이들은 한 1,000만원 정도로 총액에서 정해서 거기서 절반을 줬습니다. 거기서 브로커 돈을 주고 보증금 물고, 가구들 사고...

남한정부는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에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거액의 정착 지원금을 직접 탈북자의 통장에 넣어주지 않습니다. 대신 직업훈련을 받는다든지 한 직장에서 일정기간 계속 일을 하면 격려금을 주는 식으로 정착금을 주고 있습니다. 김씨는 경제적 어려움 말고도 중국에 남겨놓고 온 여섯 살 된 딸 생각에 마음고생도 겪고 있습니다.

김순지: 이젠 자기도 말하는 것이 하나원에서 말할 때 200밤 자고 데리러 간다고 한 것이 안 오니까 엄마 이제 눈물이 다 말랐다고 해요. 일하고 들어와서 어떤 때는 별나게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눈물도 나고요 그래서 텔레비전을 안봅니다. 녹음기를 틀어 놔요, 한국 드라마는 눈물이 나는 것이 많아서요...

김순지씨는 하나원을 나와 일주일만에 식당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 까지 시간급 일을 합니다. 그리고 한달 수입을 모아 중국에서 조선족 학교에 다니는 딸에게도 돈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순지: 제가 걸어 다녀요 세정거장 되는 데 그 돈을 절약해요. 이번에도 30만원 보내줬어요.

김은지: 언니 자꾸 보내지 말아, 가끔 한번식 보내야지 중국 돈으로 2,400원인데 큰 돈인데 그럼 남편이 일을 안해...

김순지: 나도 알지 그런데 어떻게 해...

밤이 깊어 언니 집을 나서는 동생 은지씨는 언니를 큰집에 혼자 두고 나서는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김은지: 산사람 입에 거미줄 치겠어, 지금은 금방 왔으니까 적응이 안 되고 하지만 앞으로 또 가족을 꾸려야지 살려고 왔으니까 잘살아야지..

남한 정부는 2007년 이후 입국 탈북자부터 이전에는 1,000만원 미화 약 1만 달러를 지급하던 것을 600만원으로 줄였고 이에 따라 요즘 남한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훨씬 전에 들어 온 탈북자들 보다 적은 돈을 손에 쥐게 됐습니다.

서울-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