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NLL 영토선 주장은 국민 오도”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서해 북방한계선은 영토선이 아니라 남측의 작전 금지선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그 배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정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휴전선은 남북이 합의한 선인 반면, 서해 북방한계선은 남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그어진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해군의 작전 금지선으로 출발한 서해 북방한계선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한다면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사실관계를 국민들에게 잘못 인식시키면 바로잡기가 어려운 만큼 이를 고려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 간담회에 참석했던 강재섭 대표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며, 대통령의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서해 북방한계선은 바다의 휴전선과 같은 개념이며, 이것이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서울의 국방전문가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서해 북방한계선이 영토개념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은 사실상 남측이 관할하는 영토의 경계선 역할을 해왔고 국제법상으로도 문제될 게 별로 없다는 겁니다. 또 이 경계선을 지키기 위해 서해 교전까지 한 마당에 대통령이 김을 빼는 발언을 한다면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서해 교전 같은 우발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남북 정상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기로 했지만, 그보다 앞서 남북간의 군사적 신뢰가 쌓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해군 지휘참모 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숩니다.

(Bechtol) That would mean N. Korean naval ships would not be able to patrol the area.

“공동어로수역으로 지정되면 북한 군함이 이 지역을 순시할 수 없고, 서해안을 따라 배치된 북한 미사일들도 철수해야 합니다. 남북 철도 연결사업이 북한 군부의 반대로 아직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런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에 동의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당장 11월로 예정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국방부는 서해 북방한계선이 남북간의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서해 북방한계선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만큼, 국방장관회담에서 남측이 이 문제에 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