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parks@rfa.org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은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권에 후폭풍을 낳고 있습니다.
안상수: 어제 발언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이것은 그동안 국방한계선을 사수하다 숨져간 해군 장병들과 6.25 참전 용사들에 대한 모독이고,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을 포함해 한국 제1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NLL을 영토선이라고 한다면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11일 발언을 성토했습니다.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격한 발언들은 주권과 관할권이 미치는 한국의 영토를 북한에 내줄 수 없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반영 됐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0일 한 언론사와의 회견에서, 지상에는 군사분계선이 있듯이 해상에는 NLL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명박: 이 문제는 저는 원칙적으로는 통일이 될 때까지 양쪽의... 오히려 긴장을 완화하고 하는 점에서 평화적으로... 그거는 오히려 있는 것이... 저는 맞는다고 보고요.
반면 범여권인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의 비판이 상투적인 트집 잡기일 뿐이라고 폄하합니다.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입니다.
오충일: 대통령께서는 NLL의 기본적 성격... 그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지... 그것에 대한 다른 군사 정책과 연결된 건 아닌데...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여야 원내대표 간담회와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 등에서, NLL은 기본적으로 한국 해군의 작전 금지선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한다면 이는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법상 북쪽 땅도 한국 영토인 만큼 NLL을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면 상식에도 맞지 않고 헌법에도 위배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영토 안에 줄을 긋고 이것을 영토선이라고 주장하고, 영토 주권 지키라고 자꾸 얘기하면 정말 전 헷갈리죠. 남북간의 합의한 분계선은 아니라는 점, 인정해야 합니다.
NLL은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의 헌법 조항대로라면 맞는 말이지만, NLL은 현실적으로 영토선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게 법학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학자들은 하지만 NLL을 북한의 요구대로 재논의 해야 하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입니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관습 헌법이 존재하듯이 NLL도 국가안보의 경계로서 관습상 영토선에 해당하기 때문에, 재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제성호: 영토선 내지는 영토 관할권의 한계 또는 해상 경계선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왜 거길 우리가 지키고 수호해 오고 그랬나 하는 자기 모순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죠.
반면 최철영 대구대 법대 교수는 북한이 1957년 이래 끊임없이 NLL 문제를 거론해 왔기 때문에 양 당사자의 묵시적 합의에 근거한 NLL의 관습적 성격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의 기존 입장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최철영: NLL 문제에 있어서도 새로운 접근이나 발상의 전환... 사실 발상의 전환은 국민 정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구요.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인 10월 5일 김장수 장관은 NLL이 해상경계선 역할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LL을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는 건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과 상반되는 발언입니다.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국방장관 회담에서 김장수 장관은 NLL을 지켜야 된다는 책무에 덧붙여 노무현 대통령의 속내도 고려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고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