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 핵관련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들이 이달 중에 이미 열렸거나 열릴 계획이지만, 유독 북일 관계 정상화 회의는 아직 일정조차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일본과 북한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일과 21일 러시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는 다른 실무그룹 회의들처럼 특별한 행동 계획을 짜기 보다는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였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곤잘로 갈러고스 공보국장입니다.
Gallegos: (These were working discussions to explore ideas and make recommendations to the heads of delegations for further consideration.)
“원래 이 실무그룹 회의는 어떤 공식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 여러 구상을 검토해서 6자회담 본회의에 제안을 내놓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의 결과를 두고 크게 실망하는 목소리는 찾기 어렵습니다.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라는 장기적 과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회의였던 만큼, 금방 결론이 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겁니다.
문제는 일본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를 다루는 실무그룹 회의입니다. 두 나라는 아직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소 스팀슨 센타의 타쯔미 유키 (Tatsumi Yuki) 연구원입니다.
Tatsumi: (Japan has always held a position that without more meaningful progress and their dialogue with N. Korea on abduction issues, they're not ready to talk about normalization.)
"지금까지 일본의 입장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관한 더 의미 있는 진전이나 대화가 없는 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관해 협조하지 않는 한,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북일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의 일정을 잡는 것마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본과 북한은 지난 3월 열린 실무그룹 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 성과 없이 회의를 마쳤습니다.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미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달 28일로 예정된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개발 계획의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정치적 대가로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주고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도 끝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최대 현안인 핵문제를 고려한다면 북한의 요구를 무조건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타쯔미 유키 연구원입니다.
Tatsumi: (I suspect there is a great deal of discussion right now between State Department and NSC on this issue.)
"현재 미국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가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놓고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입장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더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위 정치권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 실장은 무엇보다 북한의 핵폐기가 진전돼야 다른 6자회담 의제들도 진전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Reiss: (Until that can go forward at least a little bit faster and farther than so far, all of other issues aren't going to achieve much progress.)
"북한의 핵폐기 문제가 이제까지 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진전될 때까지, 다른 문제들도 성과를 거둘 수 없습니다. 모두들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전면 신고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를 다루는 실무그룹 회의는 이달 28일과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여는 쪽으로 미국과 북한이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