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군사훈련인 을지 포커스 렌즈 연습이 앞으로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 들어봅니다. 닉쉬 박사는 북한이 을지 포커스 렌즈 연습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6자회담 협상과정에서 미국에 군사적인 양보를 받아내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합니다.
미국과 남한의 합동 군사 훈련인 을지 포커스 렌즈 연습이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지난 20일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이 훈련과 맞물려 남한군이 단독으로 하는 화랑 훈련과 일부 부대의 야외기동 훈련은 남북 정상회담의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9월 이후로 연기됐습니다. 당초 9월말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정상회담 날짜가 10월 2일에서 4일까지로 변경됐지만 남한군 훈련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남한 정부는 밝혔습니다. 오랫동안 미 의회조사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분석해온 래리 닉쉬 박사는 남한군의 단독 훈련은 원래 공식적으로 을지 포커스 렌즈 연습의 일부가 아닌 만큼, 훈련 시기는 남한 정부의 소관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이 을지포커스 연습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계속 비난하고 있는 데 그 동기를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The pressure that the North Koreans put with regard to the Ulchi Focus Lens exercise seems to me to have been much more directed towards the US than it was directed to S. Korea.
북한이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과 관련해 압력을 넣고 있는데요, 남한보다는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 군 장교가 최근 판문점에서 유엔군 사령부 군사 정전위원회의 미군 장교와 만나 을지 포커스 렌즈 훈련을 취소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북한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6자회담 협상 주제로 끌고 나오느냐입니다. 북한이 핵폐기 2단계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핵폐기 2단계에서 논의할 주제들이 많은데요, 어떤 맥락에서 북한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답) They could raise those in the normalization talks. They could raise them in the full scale plenary session of the six-parties.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회담이나 6자회담 본회의 또는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등에서 얼마든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어디든 갖다 붙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전투기를 비롯한 미군의 무기 체계가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한미 군사훈련은 어디까지나 두 나라의 재래식 전력에 엄격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핵무기와 상관없는 것이죠. 어쨌든 제 생각에는 북한 정부 안에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양보를 요구할지 그리고 요구한다면 언제할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군부는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를 6자회담에 끌고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겁니다. 북한 군 당국이 지난달 미국측에 군사회담을 제안한 사실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문) 하지만 한미 군사훈련 문제에서 양보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일까요?
(답) Well, I will have to say probably not.
아마 미국이 그런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 군부가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해서 한미 군사훈련 문제를 6자회담 협상 주제로 가져 갈 경우 부시 미국 행정부도 이 문제를 전보다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북한은 최소한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주한미군의 주요 훈련을 중단하고, 남한에 첨단무기, 특히 최신예 전투기를 들여오지 말라고 미국에 요구할 겁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를 중단하고, 주한미군을 상당수 철수하는 한편 유엔군 사령부도 해체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문) 지금 얘기하신 주제들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협상할 때 나옴직한 것들이지 않습니까?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 2단계 조치에 성의를 보인 뒤에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답) A lot of these issues, especially the troop withdrawal issue, have been central to the N. Korean peace treaty agenda proposals in the past.
이 문제들은 북한이 과거 평화협정 의제를 제안할 때 중심이 됐던 것들입니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그런데요, 97년과 99년 4자회담 때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군사적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한다면 그 힘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바로 핵무기입니다. 핵무기 계획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협상 수단입니다. 별도의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은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군부가 2단계 핵페기 조치에 관한 협상과 동시에 미국과 직접 군사협상을 하려고 했던 겁니다.
(문) 지금 말씀하신대로 북한이 군사문제까지 들고 나온다면 앞으로 6자회담이 아주 복잡해지겠네요.
(답) Of course we'll have to wait and see whether the N. Koreans do lay this agenda on the table.
물론 북한이 군사문제를 6자회담 협상 의제로 내밀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북한이 실제로 그런 행동을 보이더라도 결코 놀랄일이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부시 미국 행정부가 아직까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6자회담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마찬가지일텐데요. 앞으로 미국과 북한간의 군사 문제가 불거져 나온다면 이를 무시하고 6자회담을 진행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