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다 경제적 이익 우선"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그 동안 북한의 반대로 핵시설 불능화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던 한국과 일본이 이번에는 불능화를 실사할 대표단에 참여합니다. 불능화 조치가 진척을 보이자 북한이 그 대가로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얻어낼 경제적 이익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kim_yongil-200.jpg
지난 16일 김영일 북한 총리가 평양으로 떠나기전 이재정 남한 통일부 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 AFP PHOTO/POOL/Han Jae-Ho

미국과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로 구성된 이번 실사단은 10명 안팎의 규모로 오늘부터 29일까지 사흘동안 북한을 방문합니다. 실사단이 방문할 영변 핵시설은 5메가와트급 원자로와 핵재처리 시설, 그리고 핵 연료 제조공장 등입니다. 6자회담 러시아 대표인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실사단이 불능화 작업 현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다음달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에 앞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영변을 방문하는 실사단은 특히 한국과 일본의 대표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임성남 북핵 외교기획단장은 한국 정부 관리로는 처음 영변 핵시설을 참관합니다. 임 단장은 영변 핵시설에서 폐 연료봉을 꺼내 한국으로 가져오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제전략연구소의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입니다.

Wolfsthal: (They wanted treat themselves as a nuclear weapon state.)

“북한은 스스로 핵무기 보유국으로 대우받고 싶어했기 때문에 핵무기 보유국이 아닌 나라들이 불능화 실사단에 포함돼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영국 브래드포드 대학의 그린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한국과 일본의 대표단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실리적인 측면을 고려한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불능화 조치가 진척을 보이자 북한이 그 대가로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얻어낼 경제적 이익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Greene: (In the energy sphere and some other spheres, the deals depend upon Japan and S. Korea.)

"에너지와 그 밖의 대북 지원 분야의 협상은 일본과 한국에 달려있습니다. 이점을 앞세워 일본과 한국이 북한의 핵폐기 과정에 대한 확신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력히 요구했을 겁니다."

특히 일본의 실사단 참여와 관련해 그린 교수는 북일 관계정상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본과 북한이 결코 쉽지 않은 협상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북일 관계에 당장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대북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한국과 중국, 미국에 이어 순서상 12월에 북한에 보내야 할 중유 5만톤 공급을 거부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실사단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불능화 수준은 높지 않은 가운데 대북 협상의 속도만 너무 빠르지 않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6자회담 대표들이 불능화의 내용을 쉽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