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로 인해 북한 핵문제에 진전이 보이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국제사회의 대북지원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존 홈즈(John Holmes)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16일, 핵시설 폐쇄가 대북지원 증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홈즈 사무차장은 이 날 미국의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 핵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고, 또 남한정부도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대북 지원을 한 것은 물론 차관방식의 대북지원도 재개한다고 합의를 했다며, 이런 추세가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재개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홈즈 사무차장은 그러나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기구 직원들이 대북사업을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원식량이 모자라 수혜자들에게 다 식량을 나눠주지 못할 때도 있었고, 분배지역에 대한 접근과 감시에 있어서도 의문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북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북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지원물품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지난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문제로 인한 미국과 북한의 대치 상태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습니다. 덩달아 북한의 식량사정도 악화일로를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호주와 스위스, 그리고 남한 정부가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대북지원에 나서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을 틀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남한 정부가 최근 2천만 달러 상당의 지원을 하면서, 세계식량계획의 수혜자를 현 수준에서 2배 이상 늘릴 수 있게 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 방콕 사무소의 폴 리슬리(Paul Risely)대변인인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입니다.
Risely: (The very generous contribution from ROK will allow us to expand to all 50 counties that DPRk will allow us to operate...)
한국 정부의 지원덕택에 북한 당국이 허가를 내린 50개 군 모두에, 오는 9월 1일부터 식량을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7, 8월 까지는 현재 70만 명에 대한 식량공급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식량이 확보 됐구요. 9월부터는 2배 이상인 2백 만 명 가까이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부분 어린이들과 임산부, 수유중인 여성들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2년간 지원한다는 계획아래, 총 1억 2백만 달러를 목표금액으로 설정해 놨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목표액의 4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지원으로 인해, 15일 현재, 목표액의 43%를 채웠습니다. 이 중 남한 정부의 지원분이 절반 가량됩니다. 남한 정부의 지원으로 중단됐던 식품공장 몇 곳도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사업 확장에 따른 현지 인력 충원도 고려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상황은 안심을 하기에는 이릅니다. 제 2의 기근사태가 벌어질 가능성, 또 어린이들의 건강사태가 다시 악화될 우려가 여전히 있습니다. 홈스 사무차장은, 지난 몇 년간 북한의 식량 생산량 부족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올해 말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단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그동안, 핵문제 등으로 대북식량지원이 저조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핵 문제와 식량지원문제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홈즈 사무차장은, 북한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자체가 기쁘다며, 대북식량공급은 인도주의적인 문제로 정치와는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