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parks@rfa.org
남북 정상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발표하고 한반도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실현의 가장 큰 전제라 할수있는 북핵문제는 비중이 낮게 다뤄져 선언의 장래에 관해 회의적인 시각도 일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은 선언문에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만나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은 하지만 당사국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채 정해져 외교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선언문대로라면 한국전쟁 직접 관련국인 남북미중 4개국 중 한 나라가 빠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자 종전선언 형식은 북한이 선호했을 것이며 남북미중 네 나라 중 중국이 제외되는 방법이라고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설명합니다.
[고유환] 아마 북한이 3자를 주장했을 것이고 우리가 4자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 정전 협정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로 가는 평화 협정을 맺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법리적으로 보면 하지만 한국이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대로 중국이 빠질 경우 중국의 반발은 불 보듯 뻔 하다고 한국외대 강준영 교수는 전망합니다.
[강준영] 법리적으로 휴전협정 당사국간에 논의가 돼야 되는데... 중국이 휴전협정 당사국이란 말입니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3자를 남북한과 미국이 진행하는데 중국의 반발 내지는 보이지 않는 비협조 이런 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수가 있죠.
북한은 또 뜻한 데로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을 경우 한국을 제외한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강준영 교수는 경고합니다.
[강준영] 지금 여러 가지 경협이라든가 이런 게 자신들의 생각에 접근이 안될 경우에는 실제로 중국의 입장을 받아 들여서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 한국은 휴전협정 당사국이 아니지 않느냐... 이렇게 될 경우에는 잘못하면 우리가 국외자가 될 수 있다라는 가능성도 생각을 해야 됩니다.
종전선언 추진은 미국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한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료선언 용의를 표명한 데 이어 최근 시드니 한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까지 언급한 것을 북한이 적극 해석한 결과라는 게 남측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하지만 북핵 해결을 전제로 평화협정을 언급한 것이어서 결국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북핵 문제가 선결 조건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선언문에서는 핵 문제가 지난 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거론됐다는 의미가 있지만 북한 핵 폐기를 명시적으로 담지 않은 낮은 수준의 언급이어서 과연 평화체제를 이끌 동력을 갖췄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숩니다.
[남주홍] 핵문제가 빠진 상황에서는 국제사회에서 소외받기 딱 알맞은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정부 비판이 아니고... 합의문을 이런 식으로 할 거 같으면 국민적 저항이 올 수 밖에 없고...
남북 정상은 선언문에서 통일 방안 문제도 다뤘습니다. 6ㆍ15 공동선언의 통일 관련 내용을 적극 구현해나간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정상회담의 사실상 정례화나 국회 차원이나 주요 정부부처 장관의 교류 문제를 선언문에서 적시해, 남북연합이나 낮은 단계 연방제를 향해 사실상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의 공통점을 인정한다는 6ㆍ15 공동선언의 통일 논의를 한층 구체화했다는 겁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숩니다.
[고유환] 통일방안과 방법에 대한 구체적 명시는 하지 않고 6.15 선언 2항에 따라서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 연방제를 구체화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적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방안이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어 북측의 대남통일 전략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숩니다.
[남주홍] 6.15 공동선언은 우리민족끼리... 이른바 자주를 천명하는 내용으로서... 사실 반미 반외세를 천명한 겁니다. 이 이야기는 반미를 부추기는 효과를 발휘해서... 바로 한국 사회의 사상적 내전을 불러일으키는 장본인인데... 이걸 기초로 하자는 거는 대단히 위험한 사고방식이고...
한국사회 내부 갈등을 유발할 소재는 또 있습니다. 서해에서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어로가 불가능한 지역은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방안은 북방한계선, 즉 NLL의 해상 군사분계선 기능을 사실상 북측에 양보한 것이란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시입니다.
[김태우]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겁니다. 군사 분계선을 존중한다는 전제를 넣고 그 다음에 우리가 경제적 양보를 해도 좋다 이거지. 공동어로수역을 정해서 하든 어떻게 하든...
한국의 국방장관이 다음달 평양에 가서 관련 회담을 하는 것은 한국의 보호받아야 할 주권선을 북한과의 협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김태우 박사는 덧붙입니다.
[김태우] NLL은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의제가 아닙니다. NLL은 대한민국 주권선이고 생명선입니다. 그거는 한 발짝도 양보를 못하는 겁니다. 자꾸 NLL이 남북한 사이에 의제화 되어 가는 토대를 자꾸 만들어 가는 거지요.
남측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통해 북한 해주에 개방과 남북협력을 상징하는 경제특구를 건설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경협 방안에 합의했지만, 그 대가로 받게 될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와 같은 인도적 문제 해결 방안에는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푭니다.
[최성용] 기대하고 희망은 했는데... 내가 예측한대로 이산가족 상봉을 확대해서 이걸 풀려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한테 확대했다... 이렇게 호도하는 것이죠. 납북자 국군포로를 우리는 따로 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청을 했는데도 이 문제가 해결이 안됐어요. 의지가 없는 거에요 정부가...
남북 정상은 한편 백두산 직항 관광 시대를 여는 데 합의했고, 2008년 북경 올림픽을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번 선언은 하지만 임기가 5개월 남은 남한 대통령이 서명을 해, 앞으로 정권이 바뀔 경우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대로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나 남북경협 약속 등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